[비즈니스포스트] "지방은 죽음을 인정해야만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

"'지금의 지방'을 유지하면서 '미래의 지방'을 설계할 수는 없다. 해체 없는 재설계는 환상이다."
 
'지방'이 아니라 '구조와 정책'이 실패했다, 안익준 교수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 출간

▲ 도서출판 새빛의 신간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


지방소멸과 지역발전을 연구해 온 안익준 순천대 겸임교수는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에서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다. 저자는 지방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구조와 정책이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안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펼친 '모든 지역을 억지로 살리려는 희석 정책'은 결국 자원을 분산시키고 인구와 산업을 수도권으로 더욱 빨아들이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바라봤다. 그 결과는 수많은 도시와 군 단위 지역들이 소멸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안 교수의 신간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는 고착화된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설계를 제안한다. 

핵심 해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전국 모든 지역을 살릴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거점·강소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와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와 산업, 교육과 의료, 문화와 기반 시설이 집적된 작은 허브 도시들을 육성해야 만 지방 전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존재 이유를 상실한 도시에 대해서는 '존엄한 작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

저자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관점은 '문화와 삶의 질'이다. 흔히 일자리 창출이 지역 발전의 전제 조건처럼 여겨지지만 저자는 그것은 수단일 뿐이며 본질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고 돌아오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그 열쇠는 바로 문화와 삶의 질이다. 음악, 예술, 스포츠, 음식, 자연환경 같은 무형의 자산들이 지역 경쟁력을 결정한다. 일자리는 그 뒤를 따라온다는 의견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지역 소멸 담론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새로운 지방 전략을 만날 수 있다. 왜 지금까지의 정책이 실패했는지, 앞으로 어떤 구조 개혁이 필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분석이 담겨 있다. 나아가 '지방'이라는 단어를 절망이 아닌 가능성의 언어로 바꾸는 비전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방소멸 담론에 휩쓸려 있는 정책 담당자, 학계 연구자, 지역 활동가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과 미래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필수적인 책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 책의 추천사에 "대한민국의 내일은 통일과 지방이라는 두 축에서 결정된다. 이 책은 그 중 지방 문제를 국가 생존 전략의 차원에서 풀어낸 책이다"라고 적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현장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진단과 실천적 처방을 제시하는 저자의 통찰에 공감한다"고 추천의 이유를 썼다. 

마지막으로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방은 실패하지 않았다. 실패한 것은 구조"라며 "해체와 재설계를 통해 그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담대한 제안서"라고 추천사를 적었다. 

이 책의 저자 안익준 교수는 국립순천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으로 저서로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이것이 마케팅 아이디어다', '아이디어 하나가 지역을 살린다' 등이 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