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3명 사장 후보 중 내달 3인 압축, 박윤영·김태호 등 통신경력·AI능력 갖춘 후보들 물망

▲ (왼쪽부터) KT 차기 사장 유력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강석 전 세종텔레콤 부회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KT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통신 전문성과 인공지능(AI)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차기 사장 후보군 가운데 유력 후보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 최근 KT에서 발생한 초소형 불법 기지국(펨토셀) 해킹 사태와 맞물리면서 후보들의 통신과 AI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 33명을 대상으로 인선자문단 검토와 서류·면접 심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후보 33명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3년 대표이사 선정 절차를 고려할 때 약 3주간의 심사 후 최종 3인(숏리스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롱리스트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33명의 개별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3명 후보 명단을 언제 발표할지는 아직 이사회에서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는 ‘KT 출신’ 또는 통신사 출신 경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T가 해킹 사고로 고객 정보 유출과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통신 경험이 풍부한 후보가 사고 수습에 적임자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 원인이 김영섭 현 사장의 통신 비전문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부 출신 후보는 조직에 대한 이해도와 위기 대응 능력에서 외부 인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구현모 전 KT 사장이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내부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내부 출신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 전 사장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KT 내부에는 현재도 충분히 역량 있는 후보들이 많이 있고,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를 이끌 수 있다”며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AI 전문성도 이번 선임 과정의 주요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AI를 통신사업과 함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이에 일부 후보들은 AI 관련 서적을 출간하거나, AI 전략 수립과 기술 개발 경험을 강조하며 전문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33명 사장 후보 중 내달 3인 압축, 박윤영·김태호 등 통신경력·AI능력 갖춘 후보들 물망

▲ KT 차기 대표이사는 최근 해킹 사고와 맞물려 통신 전문성과 인공지능(AI) 역량을 갖춘 내부 출신 후보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현재 유력 후보군으로는 내부 출신인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꼽힌다. 

KT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그는 2022년 사장 공모에서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던 경험이 있으며, 당시 추천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도 내부 출신 차기 사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KT에서 혁신기획실장, IT기획실장, 경영지원실 상무 등 23년간 굵직한 전략사업을 총괄한 인물이다. 

이후 하림그룹과 차병원의료그룹을 거친 뒤 서울시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 사장을 역임했고, 두 기관 통합으로 서울교통공사를 출범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내부 출신 후보로 강석 전 세종텔레콤 부회장이 있다. 통신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융합 리더십을 갖춘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T 통신기술직 4급 공채로 KT에 입사한 이후 30여 년간 통신망·기술기획·전략·마케팅·NI사업을 넘나들며 현장과 본사, 자회사 등을 두루 경험했다.
 
KT 예산전화국·기술기획실·기획조정실·초고속통신본부·마케팅부문 등에서 통신망 설계·국책연구·투자전략·IP망 확산·유무선결합상품·IPTV 사업 성공을 주도했고, KT 계열사인 KT 이엔지코어 사장을 거쳐 세종텔레콤 사장을 역임했다.

외부 출신 후보로는 SK텔레콤 출신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있다.

SK텔레콤 U-Biz개발실장, SKC&C(현 SKAX) 기획본부장, SK 정보통신담당 상무,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을 역임하며 통신·IT 업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경기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먹거리산업본부장과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외에도 33명의 후보에는 △남규택 전 KT 부사장 △박수용 서강대 교수 △박헌용 전 KT파워텔 사장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정문철 전 KT 강원본부장 △홍성태 전 상명대 총장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