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12조 뛰어넘나, HBM에 범용D램·낸드도 호황 '깜짝실적' 예고

▲ SK하이닉스가 2025년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범용D램·낸드플래시 호황까지 겹치며 12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12조1천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에 범용 D램의 가격 상승 사이클이 돌아온 데다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플래시까지 호황이 시작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인공지능(AI)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적어도 2026년까지는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반도체 업계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2조1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되며 ‘깜짝실적’을 거둔 가운데 28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9조2129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경신했는데, 3분기는 이를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AI 서버용 HBM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동시에 3분기에는 범용 D램 가격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8월보다 10.5% 오른 6.3달러에 달했다. 2월 2달러 수준에서 3배가량 오른 것이다. DDR5 가격도 올해 들어 50% 가까이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도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부는 2분기 1천억 원의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8월 세계 최초 321단 쿼드레벨셀(QLC) 낸드를 양산하며 AI 서버용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QLC 낸드는 기가바이트(GB) 당 비용이 전 세대인 트리플레벨셀(TLC) 대비 20~30% 이상 저렴해 최근 AI 데이터센터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 매출 증가 외에도 D램·낸드 등 모든 제품군에서 예상보다 강한 가격 흐름이 반영돼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며 “낸드는 321단 QLC eSSD 등 서버 제품군 위주의 생산 확대를 통해 연중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6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12조 뛰어넘나, HBM에 범용D램·낸드도 호황 '깜짝실적' 예고

▲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모습. < SK하이닉스 >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원을 넘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1조6천억 원에서 12조3천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낮아진 범용 D램 유통재고, DDR5의 공급 감소, 서버 D램 수요 개선으로 가격 상승 중심의 회복 사이클이 발생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보다 7% 증가한 13조2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수요가 범용 메모리까지 확산하면서,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3년 동안 HBM 중심 투자로 D램 신규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되고, 낸드는 오히려 생산능력이 감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후 AI 학습 초기 단계에서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하며 HBM 중심의 수요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025년 현재 AI 에이전트 상용화가 시작되며 기존 서버 D램의 추가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2026년 AI 데이터센터 수요처가 HBM 중심에서 D램 전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진입 여부, 미국 관세 등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삼성전자)가 HBM4 조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2025년 54%에서 2026년 4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무관세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