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12조1천억 원의 ‘깜짝실적’을 거두며 반도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4분기는 물론 2027년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5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조1천억 원의 잠정실적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4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72%, 영업이익은 31.81% 늘었으며, 증권사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10조1216억 원도 20%가량 웃돌았다.
이번 깜짝실적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동시에 급증한 덕분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올해 3분기 약 7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D램이 7조, 낸드플래시가 7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의 영업손실은 6천억 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는 올해 2분기 2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거뒀는데, 적자 규모를 크게 축소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3분기 HBM 판매량은 2분기보다 33% 증가하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3조4천억 원,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2천억 원, 하만은 4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폴드·플립7 시리즈의 인기로 전통적 비수기인 3분기에도 두자릿 수 수익성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부문별 세부 실적은 10월30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는 콘퍼런스콜에서 공개된다.

▲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AI 반도체 투자 강화 기조 속 일반 서버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엔비디아의 신기술 도입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LPDDR, GDDR 제품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D램 산업의 구조도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의 커머디티(동일제품, 동일가격) 속성을 벗어나, 스페셜티(성능 차별화, 가격 차등제) 시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D램 생산자의 경쟁 기준이 ‘원가’에서 ‘성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메모리 몸값은 이제 성능에 따라 크게 재평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4분기에도 삼성전자가 12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산업은 구조적 업사이클이 강화되는 상황”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위주의 대규모 수요 증가는 향후 수요 곡선을 계단식 폭증으로 변모시킬 것이며, 2026~2027년 내 급격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