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비만약 후보물질 기대 '솔솔', 윤웅섭 신약개발 '4년 뚝심' 결실 보나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비만치료제 초기 임상의 긍정적 결과에 따라 신약개발사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밀어붙여온 신약개발 투자가 결실을 맺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 일동제약홀딩스의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가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윤 부회장이 강조해온 ‘혁신 신약개발사’로 변모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노비아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과 관련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노비아가 개발하고 있는 저분자 GLP-1은 복용 편의성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임상 환자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약물 투약 중단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양호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유노비아는 이른바 먹는 비만치료제를 위해 저분자 GLP-1 기반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 1상 톱라인(주요지표)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4주 투여 시 최대 13.8%, 평균 9.9%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증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에 머물렀다.

최근 2년여 동안 세계적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비만치료제들은 모두 주사제형이다. 주요 제약사들이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까지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에서 경구용 비만약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일라이릴리다. 일라이릴리는 최근 경구용 약물은 임상 3상 톱라인에서 위약 대비 평균 10.5%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글로벌 제약 강자 화이자는 경구용 비만약인 다누글리프론 등과 관련해 간독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4월부터 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유노비아가 안전성과 체중감소 두 가지 지표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은 기술이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일동제약은 2023년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과 관련해 대원제약과 공동개발하며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경구용 비만약 성과까지 더해지면 유노비아는 설립 2년 만에 주요 파이프라인 2개에서 성과를 내게 된다.
 
일동제약 비만약 후보물질 기대 '솔솔', 윤웅섭 신약개발 '4년 뚝심' 결실 보나

▲ 일동제약(사진)이 신약개발사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이 강조해온 '신약개발을 통한 성장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이 서서히 현실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윤 부회장은 2021년부터 신약개발 중심의 경영 기조를 확립하고 4년 연속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왔다.

실제 일동제약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55억 원을 봤고 2022년에는 그 규모가 734억 원까지 불어났다. 2023년 역시 영업손실 53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일동제약이 영업손실을 낸 원인은 연구개발비 지출 확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일동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19.3%, 2022년에는 19.67%까지 높아졌다.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있는 국내 대형제약사들도 15% 안팎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윤 부회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적자가 불가피했지만 윤 부회장은 “R&D는 단기 손익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물론 악화한 손익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2023년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했고 2024년에는 본사와 지주사 차원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과 관련해 “내년 임상 2상 계획뿐 아니라 라이선스 아웃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