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SMIC가 제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 수율이 올해 말 기준 30% 이하에 그칠 것이라는 증권사 모간스탠리의 추정치가 제시됐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화웨이와 같이 SMIC에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기업도 자연히 엔비디아 등 경쟁사와 대결에 크게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
증권사 모간스탠리가 최근 보고서에서 화웨이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910B’ 수율을 30% 안팎으로 추정했다고 IT전문지 테크넷북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생산 수율이 내년에는 50%, 2027년에는 70%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이는 결국 상당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인 어센드 910C 수율은 올해 말 기준 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 예상 수율은 30%, 2027년에는 50% 안팎에 그친다.
올해 화웨이 910B 반도체 1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원가는 5만 위안(약 975만 원), 910C 1대는 11만 위안(2145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중국이 화웨이와 SMIC 등 자국 기업의 기술로 개발해 생산한 인공지능 반도체가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SMIC의 2027년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량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1만8천 장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는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처럼 SMIC의 미세공정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낮은 수율을 나타내는 원인은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기업들이 7나노 미만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제조에 필수로 쓰이는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SMIC는 결국 다소 복잡한 공정을 활용해 화웨이 등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는 자연히 원가 상승과 수율 저하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이 향상될수록 이러한 문제는 더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국의 자급체제 구축 목표가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간스탠리는 SMIC의 수율 부진을 반영해 올해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약 60% 낮춘 584억5700만 위안(약 11조4천억 원)로 하향했다.
2026년과 2027년 매출 예상치도 이전보다 각각 56%, 52% 낮아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