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탄소포집 효과 예상보다 낮아, 기존 추정치의 10분의 1에 불과"

▲ 탄소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의 기후대응 효과가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석유기업 옥시덴탈이 자회사로 두고 있는 탄소포집 기업 '원포인트파이브'가 설계한 포집설비 조감도. <원포인트파이브>

[비즈니스포스트] 탄소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이 기후변화 대응 효과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각) AP통신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재된 논문을 인용해 탄소포집을 통해 모은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허용량이 기존 추정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 연구기관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가 주도해 진행했다.

연구진은 지하수 오염, 가스 누출, 지진 발생 가능성 등 위험요소가 있는 지형을 전부 배제하면 지구 지하의 탄소 저장용량은 기존 예측보다 심각하게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줄어든 용량을 환산한 결과 세계 기온상승을 약 0.7도 억제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이전 추정치였던 5~6도보다 훨씬 낮다.

매튜 기든 미국 메릴랜드대 지구 지속가능성 센터 연구교수는 AP통신을 통해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을 종종 기후위기 해결책으로 묘사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이 매우 제한적인 수단임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가능한 빨리 그리고 신속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현재 엑손모빌, 쉐브론, 옥시덴탈 등 미국 석유 기업들은 탄소포집을 통해 모은 이산화탄소를 유정에 재주입해 채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P통신은 이같은 시도는 여태까지 지속적으로 실패해왔으며 환경단체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든 교수는 "우리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한 채 단순히 탄소를 지하에 저장하기만 하면 상쇄될 것이라 기대를 한다면 우리는 미래세대에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을 처리해야 하는 거의 불가능한 과제를 떠넘기게 될 수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으킨 피해를 정화할 수 있는 수단을 제한하게 되는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