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도 델리 에어시티에 위치한 테슬라 체험관에서 모델Y 차량이 전시 공간에 놓여 있다. <테슬라>
중국 BYD가 가격 경쟁력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앞세워 입지를 넓히는 가운데 테슬라는 관세 장벽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이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7월15일 인도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600여 대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은 테슬라가 올해 인도 소비자에게 350~500대 수준의 물량만 출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를 통해 말했다.
첫 판매분은 9월 초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출하한다. 테슬라는 인도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지 않다.
테슬라는 올해 2500대의 차량을 인도에서 출하할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취재원 발언에 따르면 실제 출하량은 이에 크게 못 미칠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는 인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며 “미미한 주문량은 테슬라의 세계 시장 성장 전망에도 의구심을 부른다”고 짚었다.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서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최대 110%에 달하는 높은 수입 관세로 인해 테슬라는 인도에서 모델Y 기본형 가격을 600만 루피(약 9500만 원)로 책정했다.
인도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전기차 가격대는 220만 루피(약 3480만 원)인데 테슬라와 큰 격차가 있다.
테슬라는 독일 공장에서 차량을 수입해 관세율을 낮추려 한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인도 사이 관세를 면제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은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반면 테슬라와 세계 전기차 1위를 두고 겨루는 BYD는 인도에서 올해 상반기에 중형 SUV ‘씨라이언7’을 1200대 이상 판매했다.
씨라이언은 시작가가 490만 루피(약 7760만 원)로 BYD가 테슬라 모델Y보다 낮은 가격대에 책정된 것이 주효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도 고속 충전기(슈퍼차저)를 설치하고 체험센터를 개설하는 등 현지 인프라 확대를 추진한다”면서도 “미국-인도 관세 문제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판매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