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의 추가 기술 수출에 따라 이상훈 대표이사(사진)의 플랫폼 사업화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의 안전성이 확인되며 추가적인 기술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임상 1상 결과를 놓고 뇌혈관장벽 플랫폼 기술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301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임상 1상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단일항체와 비교해 중대한 이상 반응이 관측되지 않는 긍정적 결과를 내놨다.
해당 물질은 에이비엘바이오가 2021년 유럽 제약사인 사노피에 10억6천만 달러(약 1조47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것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기술이 적용됐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 플랫폼으로 뇌로 약물 전달을 돕기 위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실상 사노피가 임상 2상에 진입하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수령을 통해 플랫폼 사업화 성과로 직결될 수 있다.
물론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이외에 종양 타깃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와 면역조절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I’도 개발하고 있다.
▲ 에이비엘바이오(사진) 그랩바디 B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기술수출 단계까지 이른 플랫폼은 그랩바디B인 만큼 사실상 사업화의 핵심 자산인 셈이다.
이 대표는 4월 경기 판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회사 창업 때부터 물질을 개발해서 임상까지 간 이후 운이 좋으면 플랫폼화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플랫폼 사업 기반 성장 전략을 제시해왔다.
이미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4월에는 GSK와 그랩바디B 플랫폼 계약을 4조1천억 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플랫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국내에서 제2의 알테오젠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GSK와 계약 이후 간담회에서 “이번 GSK와 계약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의 주요 타깃인 아밀로이드베타(aß)와 타우 단백질에 대해서는 에피톱을 기준으로 한 비독점 구조”라며 “한국 플랫폼 딜에서 가장 앞선 알테오젠의 사례를 보면 타깃 독점권이 아니라 품목별 독점인데 에피톱 독점도 알테오젠의 품목 독점과 거의 동일하다”고 언급했다.
에피톱은 항체가 항원의 특정한 부분을 인식해 결합할 수 있는 위치를 말한다. 그러나 같은 치료제라도 항체의 종류에 따라 모두 에피톱이 달라지는데 비독점 계약을 체결하면 플랫폼 사업화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GSK와 계약에서 품목 독점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후속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기술수출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4월 GSK와 체결했던 규모와 버금갈 만큼 또 하나의 추가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사노피 1상 결과가 의사결정의 중요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플랫폼의 장점은 특정 기술을 여러 질환과 표적에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단일 파이프라인 성공보다 더 큰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술력이 입증되면 파이프라인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동시에 구축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알테오젠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제형 변환 플랫폼을 통해 모두 7건, 총 10조 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사노피와 관련한 사항은 공시사항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