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구소 "국내 데이터센터 환경 관리 낙제점, 지속가능체계로 전환 필요"

▲ 국내 기술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AI시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방안: 국내 기업의 현주소와 과제' 보고서 표지. <녹색전환연구소>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가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녹색전환연구소는 1일 'AI시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방안: 국내 기업의 현주소와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를 이번 보고서에 국내외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의 환경 영향과 인공지능(AI) 환경 영향 전략을 평가한 결과를 실었다.

평가 대상이 된 국내 기업에는 네이버, 카카오, LG CNS, 삼성SDS,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클라우드, KT 등이 포함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해외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관리 분야에서 포괄적 관리 전략과 투명한 공개 체계를 갖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정보 공개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목표 부재, 총 에너지 사용량 절감 전략 부족, 재생에너지 전략 조달 비중 낮음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분석 대상에 포함된 기업들 가운데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LG CNS, 삼성SDS, SK브로드밴드 등 5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2024년 기준 지역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99만 톤에 이르러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재생에너지 구매량도 거의 늘지 않아 시장 기반 배출량도 95만 톤을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역 기반 데이터센터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각각 50.8%, 99.4% 증가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같은 기간 동안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기반 배출량과 지역 기반 배출량이 모두 13%가량 낮아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가운데 데이터센터별로 전력사용량을 공개하고 있는 곳은 LG CNS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녹색 프리미엄' 등 간접 전력 사용 제도를 포함해도 약 6%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전력사용량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도 거의 100%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물 사용 투명성과 효율성, 생물다양성 관리, 건물 에너지 효율화 등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들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서진석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은 "AI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환경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은 재생에너지, 물 관리 등 개선 노력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은 지표 관리와 공개마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민영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별 에너지, 물 사용 현황 등을 대중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