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에 웃지도 울지도 못한 모나미, 송하경 '대표 문구 기업' 좋지만 뷰티 신사업 성공도 절실

▲ '트럼프 효과'로 8월 마지막 한 주 동안 모나미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사진은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 <모나미>

[비즈니스포스트]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도 5.83% 상승했다. 그리고 2거래일 연속 13.58%, 7.01%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용하는 펜에 대한 관심을 표시한 이후 단 4거래일 만에 모나미 주식에 일어난 일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대통령이 사용한 펜이 모나미에서 만든 펜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펜은 국내의 수제 만년필 브랜드 제나일이 수공으로 제작한 펜으로 알려졌다.

모나미 주식이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모나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제작사였다는 것이다.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으로서는 울기도, 웃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국 대표 문구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시장에서 인정받은 셈이기도 하지만, 모나미의 상황이 현재 마냥 좋다고 하기는 어려워서다.

모나미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1495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1415억 원, 2024년 1331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에는 63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3억 원, 3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으로 2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모나미의 주가를 끌어올려준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회사라는 상징성이지만, 역설적으로 송 회장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뷰티 사업이다. 

모나미는 2023년 모나미코스메틱을 설립하면서 뷰티 사업에 진출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모나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뷰티 사업은 송 회장이 예전부터 힘써왔던 모나미의 새로운 추진 동력이다. 

사업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이 2020년,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난항을 겪었지만 2022년 결국 정관 변경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다만 모나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뷰티 사업의 현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32억 원, 45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사실상 모나미가 2023년과 2024년에 연결기준 적자를 낸 것이 모나미코스메틱 때문인 셈이다.

송 회장은 1959년 7월27일 송삼석 모나미 창업주와 최명숙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오너 2세’ 경영인이다. 서울 양정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모나미에서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19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1993년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모나미는 송삼석 창업주가 1960년 창립한 회화구류 제조사인 광신화학공업사를 전신으로 둔 문구 기업이다. 

1963년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 생산 볼펜이자 모나미를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은 ‘153 볼펜’의 생산을 시작했다. 153이라는 이름도 송삼석 창업주가 ‘1+5+3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갑오’라는 뜻에서 직접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모나미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송삼석 창업주는 2022년 4월1일 향년 94세로 작고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