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쪽에 이른바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러저런 '조건'을 내걸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애걸'한 것에 견주면 이번엔 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제안을 걷어차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장 대표는 29일 오후 대통령실의 영수회담 제안을 두고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함께 만나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논의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 이후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따로 시간을 갖고, 고통받는 국민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수회담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대통령-야당 대표'의 단독 회담을 조건을 내민 셈이다. 전날 여러 조건을 붙였던 것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였지만 역시 '아쉬운 쪽은 대통령'이라는 태도가 엿보인다.
그는 이날까지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났다.
앞서 우상호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은 27일 장 대표를 만나 대통령 명의의 당선 축하 난을 전달하며 영수회담 초대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우 수석과 장 대표 사이 비공개 회동을 두고 “장 대표는 단순한 만남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가겠다, 말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후 영수회담 성사의 조건을 열거하면서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28일 오후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영수회담을 두고 "아직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정식 제안이 오면 그때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장 대표는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 정식 제안이 온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로 회담할지에 대해 협의한 뒤 회담에 응할지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며 "야당이 제안하는 것들에 대해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영수회담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먼저 형식과 의제를 정하라고 촉구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수용할 마음'을 언급하면 일정한 양보를 요구한 셈이다.
장 대표의 이런 태도를 두고 정치권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은 야당 쪽에 간절히 요구해 성사되곤 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역시 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실상 불응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4월29일 대통령은 취임 이후 720일 만에 제1야당 대표를 만났다. 어렵게 마련된 회담이 135분 동안 이어졌지만 공동 합의문도 없이 끝났다. 그는 첫 영수회담에서 어렵게 얻은 기회를 활용하고자 A4 10장 분량의 요구 사항을 준비해 숨가쁘게 읊기도 했다.
더구나 한미 정상회담과 같은 중요한 외교 이벤트 전후에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불러 성과를 설명하고 국정을 협의하는 관례가 이어져 왔다.
장 대표가 이처럼 영수회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협치 공세'를 펼치는 데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통령실 회동에 들어간 뒤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이 대통령만 정치적 이득을 보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양보'를 받아낼 게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9월 정기 국회에서 검찰, 언론, 사법 개혁을 위한 쟁점 법안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 개혁 추진 자체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개혁 입법의 구체적 내용에서 국민의힘이 무엇을 요구할지 구체적 '대안'조차 정립하고 있지 못하다.
실제 민주당은 28~2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2025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열고 △민생분야 102건 △성장분야 39건 △개혁분야 44건 △안전분야 39건 등 총 224개 과제를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연찬회에서 의원들이 손편지를 쓰는 행사를 열어 대비적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강경 지지층의 여론에 따라 이재명 정부와의 '극단적 투쟁'에 뛰어들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를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대통령과의 회동 자체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영수 회담 초대에 응하지 않는 장 대표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은 멀쩡한 실타래를 헝클어뜨린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며 "윤석열 정치를 닮으면 실패한다, 짝퉁 윤석열이 되려 하지 마라"고 말했다. 권석천 기자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애걸'한 것에 견주면 이번엔 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제안을 걷어차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29일 오후 대통령실의 영수회담 제안을 두고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함께 만나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논의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 이후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따로 시간을 갖고, 고통받는 국민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수회담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대통령-야당 대표'의 단독 회담을 조건을 내민 셈이다. 전날 여러 조건을 붙였던 것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였지만 역시 '아쉬운 쪽은 대통령'이라는 태도가 엿보인다.
그는 이날까지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났다.
앞서 우상호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은 27일 장 대표를 만나 대통령 명의의 당선 축하 난을 전달하며 영수회담 초대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우 수석과 장 대표 사이 비공개 회동을 두고 “장 대표는 단순한 만남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가겠다, 말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후 영수회담 성사의 조건을 열거하면서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28일 오후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영수회담을 두고 "아직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정식 제안이 오면 그때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장 대표는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 정식 제안이 온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로 회담할지에 대해 협의한 뒤 회담에 응할지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며 "야당이 제안하는 것들에 대해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영수회담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먼저 형식과 의제를 정하라고 촉구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수용할 마음'을 언급하면 일정한 양보를 요구한 셈이다.
장 대표의 이런 태도를 두고 정치권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은 야당 쪽에 간절히 요구해 성사되곤 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역시 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실상 불응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4월29일 대통령은 취임 이후 720일 만에 제1야당 대표를 만났다. 어렵게 마련된 회담이 135분 동안 이어졌지만 공동 합의문도 없이 끝났다. 그는 첫 영수회담에서 어렵게 얻은 기회를 활용하고자 A4 10장 분량의 요구 사항을 준비해 숨가쁘게 읊기도 했다.
더구나 한미 정상회담과 같은 중요한 외교 이벤트 전후에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불러 성과를 설명하고 국정을 협의하는 관례가 이어져 왔다.
장 대표가 이처럼 영수회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협치 공세'를 펼치는 데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통령실 회동에 들어간 뒤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이 대통령만 정치적 이득을 보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양보'를 받아낼 게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9월 정기 국회에서 검찰, 언론, 사법 개혁을 위한 쟁점 법안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 개혁 추진 자체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개혁 입법의 구체적 내용에서 국민의힘이 무엇을 요구할지 구체적 '대안'조차 정립하고 있지 못하다.
실제 민주당은 28~2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2025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열고 △민생분야 102건 △성장분야 39건 △개혁분야 44건 △안전분야 39건 등 총 224개 과제를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연찬회에서 의원들이 손편지를 쓰는 행사를 열어 대비적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강경 지지층의 여론에 따라 이재명 정부와의 '극단적 투쟁'에 뛰어들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를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대통령과의 회동 자체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영수 회담 초대에 응하지 않는 장 대표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은 멀쩡한 실타래를 헝클어뜨린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며 "윤석열 정치를 닮으면 실패한다, 짝퉁 윤석열이 되려 하지 마라"고 말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