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MBK '의약품 유통 1위' 지오영 인수해 헬스케어 포트폴리오 강화, 김병주 뭘 주목했나

김병주 MBK회장이 의약품 유통업계 지오영을 인수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MBK파트너스가 국내 의약품 유통 1위 업체 지오영을 지난해 약 2조 원을 들여 인수하면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헬스케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에 이어 세 번째 투자다. 

지오영은 그동안 자체 실적을 꾸준히 경신하며 좋은 성과를 내왔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의약품 유통시장의 저마진 문제는 ‘생존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고질적 수익성 악화 문제 속에서도 새로운 생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 지오영을 놓고 어떤 매력을 봤는지 주목된다.

◆ MBK 김병주 헬스케어회사 인수만 3번째, 지오영 사모펀드에 매각만 3번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지오영은 이번만 3번째 사모펀드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았다는 특이한 이력을 갖는다. 지오영은 2013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 2019년 블랙스톤에 인수됐다. 

공동창업자인 조선혜 지오영 대표이사 회장과 이희구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외국계 사모펀드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계 사모펀드 골드만삭스PIA가 2009년 지오영 지분의 45.4%를 400억 원에 매입했다.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2013년 이 골드만삭스PIA 지분을 다시 사들이며 지오영의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600억 원의 전환사채(CB)도 사들였다. 투자규모는 모두 합쳐 1550억 원에 달했다.

지오영은 이 시기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2014년 삼성물산 자회사 케어캠프를 인수합병(M&A)하기도 했다.

매출은 2014년부터 4년 동안 연평균 14.6%씩 성장했고, 2016년부터는 2조 원을 넘어섰다. 

2019년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오영의 최대주주가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 교체된 것이다.

블랙스톤은 조 회장과 함께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를 만들고 지분 71.25%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지주사는 다시 지오영 지분 99.17%를 들고 지배력을 행사했다.

블랙스톤의 투자로 지오영도 또 한 번 외형 성장했다. 매출은 2020년 연결기준 3조 원을 넘어섰다.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써는 3번째로 지오영의 주인이 됐다. 이번 인수는 지오영 지주사의 최대주주인 블랙스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지분 전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MBK파트너스의 인수 시점인 지난해 지오영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별도기준 매출 3조원 대를 실현하기도 했다.

연결기준으로도 2022년부터 꾸준히 매출 4조 원대를 기록하며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 지오영 ‘압도적 유통망’과 ‘물류 자동화’, MBK 과제는 저마진 넘어서 ‘수익성’ 잡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오영의 이런 성장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오영의 성장 밑바탕에는 강력한 유통망과 물류 수직계열화가 있다.

지오영은 국내 약국 1만9천여 곳(전체 약국의 80%)에 하루 2회 의약품을 공급하는 압도적 유통망을 구축해왔다. 물류 시스템 자동화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오영은 설립 1년 만인 2003년 경영정보시스템 ‘지오넷’을 구축했다. 2013년에는 모든 공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지오넷 플러스’로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자동화 창고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인천에 만들어진 스마트허브센터는 연면적 1만4660㎡ 규모로 2만6천여 종, 1천만 개 이상의 의약품을 보관할 수 있다. 

적극적 설비투자로 수도권 1만여 약국과 대형병원에 하루 최대 60만 개의 의약품을 신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오영이 탄탄한 기초설비로 물류에서도 한발 앞서나가고 있지만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는 경쟁 포화상태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으로서는 지오영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지오영의 수익성 개선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유통업체는 2001년 1169개에서 2022년 4674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마진율도 줄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체 마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00대 유통업체의 조마진율은 2019년부터 7년째 평균 6%대에 머물렀다. 

조마진율은 매출 대비 매출총이익이 얼만지를 비교한 것으로 유통마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지표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마진이 8%대 아래인 경우 영업을 할수록 손해를 면하기 어렵다. 

지오영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총이익은 1639억 원으로 조마진율은 5.1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정책과 국내 제약회사 사이 가격경쟁 심화로 마진이 남지 않는 제품 판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손실이 유통업체에 전가되면서 최소 물류비에도 못 미치는 낮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조선혜 지오영 대표는 의약품유통협회 주최의 토론회에서 이를 두고 “국내 의약품유통업계 수익은 전적으로 제약사 마진에 의존하고 있다”며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은 생존차원의 문제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