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성과 "이재명 실용주의 효과" 미국 씽크탱크 평가, 대외 변수는 숙제

▲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 전략 성과로 볼 수 있다는 미국 씽크탱크의 평가가 제시됐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돼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미국 씽크탱크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러한 상징적 성과에도 중국과 북한의 반응, 일본 이시바 정부의 미래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양국에 불확실성을 남기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26일(현지시각) 씽크탱크 아틀랜틱카운슬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한국과 미국 정상이 마주앉았을 때 불화의 조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틀랜티카운슬은 전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은 두 국가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아래 새로운 한미 동맹 방향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한 여러 긍정적 신호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에 민감한 주제를 담은 질문들이 나왔지만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모두 이를 신중하게 대답하며 갈등을 회피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상 대답하지 않았고 이 대통령은 방위비 문제가 언급됐을 때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한미 정상은 중국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며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러 가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중국 문제가 외교 분야에서 가장 큰 대립이 예상되었던 사안이라며 이날 대화는 예상보다 심각한 갈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도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됐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관계 회복에 가장 중요한 동맹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 "이재명 실용주의 효과" 미국 씽크탱크 평가, 대외 변수는 숙제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일본을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고 거듭 강조하며 한미일 3자 협력 강화를 앞세운 점도 트럼프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요소로 평가됐다.

경제 및 통상 분야에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해 조선업 협력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일도 양국 정상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방법이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애틀랜틱카운슬은 결국 “이 대통령의 매력과 실용주의 외교 전략은 강력한 효과를 줬다”며 “이제 남은 과제는 지속적 대화를 통해 더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은 해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남겼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일본과 중국, 북한과 관련한 외교 환경이 매우 복잡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갈등 영향권에 놓여있고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입지가 최근의 선거 이후 불안정해졌다는 점도 한미일 협력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복잡한 외교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역할과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가는지가 한반도의 안보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에도 이런 노력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한미일 협력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도 남북 관계까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흔치 않은 기회가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과 미국 사이 주한미군 운용 및 방위비 분담 등 민감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초반의 긍정적 신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이제 남은 과제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관계 악화로 이어지는 일을 막고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는 실마리를 찾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