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키움증권 ‘오너 리스크’가 2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2년 전 오너리스크는 김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키움증권 오너리스크 2년 만에 또 불거져, 2세 경영 김동준에 불똥 튈까 촉각

▲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2023년 5월4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사과하고 경영일선에 물러났다. <연합뉴스>


키움증권은 현재 김 전 회장의 외아들인 김동준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의장 겸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로 승계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김 의장이 경영역량을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오너리스크가 신사업 진출 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17일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익래 전 회장을 이른바 집사 게이트 관련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전 회장에게 2023년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이유를 묻고 대가성 여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집사 게이트는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대주주로 있던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에 2023년 6월 대가성 대기업 자금 180억 원가량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다.

키움증권은 당시 한국증권금융(50억 원), HS효성 계열사 4곳(35억 원), 카카오모빌리티(30억 원), 신한은행(30억 원) 등과 함께 10억 원을 관련 펀드(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조합)에 투자했다.

특검은 대기업 자금이 석연찮은 이유로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투자됐고 이 자금 중 일부가 김예성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6월이면 김 전 회장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한창 곤욕을 치를 때다.

키움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조합 투자는 2023년 6월28일 이뤄졌는데 한 달 반 전인 5월4일 김 전 회장은 직접 대중 앞에 나와 여러 의혹을 해명하는 동시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사과하며 다우데이타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작전세력의 불공정거래 행위로 주가가 폭락한 다우데이타 주식을 폭락 직전 대규모로 매도하면서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는데 2024년 김 전 회장은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뤄진 키움증권의 IMS모빌리티 투자가 정상적이었는지, 대가성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의혹 해소가 안 되면 키움증권은 2년 만에 다시 오너리스크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2년 전과 다른 점을 하나 꼽자면 이번 건은 김 전 회장 본인뿐 아니라, 경영승계 중인 김동준 의장의 경영역량 입증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1984년 생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다 2014년 다우기술에 사업기획 차장으로 입사하며 다우키움그룹에 합류했고 이후 다우데이터 상무와 전무,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대표 등을 거쳐 올해 3월 키움증권 사내이사에 올랐다. 6월에는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으며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키움증권은 다우키움그룹 순이익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말 개별기준 자산 규모는 45조7천억 원으로 김 의장이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키움인베스트먼트(1012억 원)와 키움프라이빗에쿼티(763억 원)을 합친 것보다도 20배 이상 크다.

김 의장이 올해 처음 키움증권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가시적 성과를 통해 조직 내외부에서 경영역량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데 임기 첫 해부터 오너리스크에 따른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번 오너리스크는 이미지 타격을 넘어 신사업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증권사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통해 기업금융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대표적으로 초대형IB에 지정되면 자체 신용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금조달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문제는 오너리스크가 초대형IB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오너리스크 2년 만에 또 불거져, 2세 경영 김동준에 불똥 튈까 촉각

▲ 키움증권은 집사 게이트 관련 오너리스크가 이어진다면 초대형IB 사업 진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초대형IB 인가를 내줄 때 자기자본 요건뿐 아니라 증권사 평판, 사회적 신용 등 정성적 요건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리테일 강자로 평가된다. 지난해 국내 주식기준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29.6%에 이른다.

김 의장 시대, 초대형IB를 통해 기업금융사업을 강화하고 한 단계 도약할 계획을 세웠는데 집사 게이트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IMS모빌리티 투자와 관련해 정상적 투자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MS모빌리티는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기업'으로 선정할 만큼 유망한 벤처회사”라며 “사업성과 투자 안정성,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성을 고려한 정상적 투자였다”고 말했다.

투자를 결정한 시기를 기준으로 볼 때 대가성 투자가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은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전인 2023년 2월 이뤄졌고 이때 전산 기록도 남아 있다”며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2023년 4월 발생한 것으로 시점상 투자 결정이 앞선다”고 해명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