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실적 발표 앞두고 주가 상승에 투자자 '베팅', 파운드리 가격 인상 전망

▲ 대만 TSMC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첨단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통해 환율 변동과 관세 등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됐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TSMC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상승에 낙관적 전망이 퍼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 부진과 환율 변동,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 등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지만 TSMC가 파운드리 단가 인상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됐다.

블룸버그는 17일 “TSMC 주가 하락을 예측한 옵션 투자자들의 ‘베팅’이 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투자자 심리가 주가 강세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영업이익을 비롯한 상세한 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TSMC가 이미 발표한 2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높여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TSMC는 올해 매출 증가율 목표치를 20% 중반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고려하면 이는 지나치게 보수적 수준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는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라며 “TSMC가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을 20% 후반대로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TSMC 연간 실적에 리스크 요인도 다수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TSMC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고 인공지능 반도체 이외에 스마트폰과 PC용 반도체는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TSMC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 투자를 확대하는 점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서 수입하는 TSMC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은 TSMC가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통해 이러한 영향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관세 정책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TSMC는 첨단 파운드리 미세공정 단가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며 “시장 경쟁이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TSMC는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를 제치고 수주를 사실상 독점한 만큼 가격 협상력에서 주요 고객사에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 조사기관 모닝스타도 “TSMC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하면 앞으로 가격 인상을 통해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TSMC가 2분기 매출을 발표한 뒤 최소 6개 주요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지금보다 약 11% 높은 수준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