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윤리경영 힘썼지만, 경영감시 제대로 할 이사회 구성이 먼저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23083056_86660.jpg)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내부 윤리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가스공사는 2025년 6월20일 발표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종합 B등급(양호)을 받아 전년도보다 한 단계 상승한 종합등급을 받기도 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는 과거 비위 혐의에 따른 사장 해임부터 사조직 조성 문제까지 발생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종합적 경영성과뿐만 아니라 내부통제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사장도 올해 경영평가가 나온 뒤 “한국가스공가사가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지속됐던 청렴성과 윤리경영 분야에서 아쉬운 성적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발표된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의 '윤리경영' 분야에서 매우 미흡 등급(E+)을 받으면서 내부통제와 관련된 과제를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 사장은 경영평가 발표 직후 경영성과 제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 사장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민생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경영확동 전반을 세심하게 되돌아보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가 경영실적 평가와 별도로 진행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2020년 3등급, 2021년 3등급, 2022년 4등급, 2023년 4등급, 2024년 3등급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최연혜 사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청렴도 평가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평가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사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등 모든 공공기관이 대상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023년 4등급에서 2024년 3등급으로 청렴도 평가가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3등급을 받았던 2020년의 경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내 사조직 '수주회'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었기 때문에 괄목할 만큼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수주회 사건'은 한국가스공사 내부의 직원 사조직인 '수주회'가 2019년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취임 무렵 사장 비서직(차장직) 후보 선정 과정에서 인사개입을 한 것을 일컫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올라온 한국가스공사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한국가스공사 감사실은 수주회 소속 10명의 직원에게 감봉(3인), 견책(3인), 경고(4인)의 징계를 요구했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 내 건전한 조직문화를 저해하는 '사조직' 결성을 금지하는 조항을 '임직원 행동강령'에 반영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당시 이와 같은 징계수위를 두고 부당한 인사개입이 확인됐음에도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연혜 사장은 그동안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계획을 세우고 사장 주재로 전사적 청령윤리 경영활동 성과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도로 내부통제 방안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 사장은 2023년 8월 사장, 부사장, 본부장 및 처·실장 등 고위 간부직원과 부장급 직원들 대상으로 청렴리더십 교육을 진행한 자리에서 "기업의 흥망은 청렴윤리 경영에 달려 있다는 것을 경영진부터 깊이 인식하고 깨끗한 한국가스공사를 만들기에 앞장서야 한다"며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4년 연간 감사결과에서 2023년보다 내부 직원의 비위에 따른 전체 징계요구 사례가 늘어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가스공사가 2025년 2월 발표한 2024년 연간 감사결과에 따르면 중징계 2023년보다 6명 증가하고, 전체적 징계요구건수도 2022년(29건), 2023년 (28건)보다 2024년 32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2024년에는 성비위와 직장내 괴롭힘 등이 7건으로 8건이었던 2023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출장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성실의무위반과 영리업무 금지의무 위반도 증가하는 문제점을 보였다.
◆ 내부통제 실패의 역사, 장석효 사장 해임 사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가스공사 내부통제 실패 역사에서 사장이 비리에 연루돼 해임되기도 한 사례도 있다. 장석효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사례가 그것이다.
장 전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오르기 직전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예인선 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한국가스공사 간부들에게 모두 43차례 걸쳐 3500만 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또한 장 전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 취임 뒤에도 2014년 4월까지 8개월 동안 앞선 예인선 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정부는 2015년 1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런 이유를 들어 장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장석효 전 사장은 이에 불복해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했다.
◆ 한국가스공사의 구조적 견제장치 미흡
한국가스공사의 이런 일련의 내부통제 실패를 두고 이사회의 구성상의 문제와 경영감시 역할이 미흡해 발생한 구조적 원인일 수도 있다는 시선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상장회사이면서 공기업인 만큼 경영과 관련해 강력한 견제가 필요한데 이사회 구성에서 독립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과 경제개혁연구소는 한국가스공사 이사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독립성이 특히 강조되는 비상임이사에 임직원 출신인 이석순 가스공사 비상임이사를 선임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 정관 제35조에 따르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21조에 따라 선임된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맡는 중요한 자리다.
더구나 이사회는 감사위원회 운영규정을 결의할 수 있고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정부경영평가 결과를 보고받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구조적 견제장치로서 온힘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내부 임직원 출신이 비상임이사를 맡을 경우 아무래도 날카로운 견제기능을 발휘할지를 두고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석순 가스공사 비상임이사는 가스공사 부사장, 자회사 가스기술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며 "법과 정관에 의한 결격사유는 없지만 한국가스공사의 독립성 확보는 일반회사보다 중대하다는 점에 비춰 볼 때 향후 임직원 출신 비상임이사 선임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부적 윤리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한국가스공사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주식을 쥐고 있는 일반 소수주주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