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체코 전력공기업이 한국수력원자력과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계약에 서명을 당분간 금지하는 현지 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놓고 불복했다.

2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두코바니Ⅱ원자력발전사(EDUⅡ)는 현지시각으로 19일 체코의 최고행정법원에 항고장을 냈다.
 
체코 전력 공기업, 한수원과 계약금지 가처분 놓고 최고법원에 항고

▲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모습.


EDUⅡ는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로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 건설 사업을 맡은 발주사다.

EDUⅡ는 7일 한수원과 계약 서명식을 추진했으나 행사 직전에 무산됐다.

체코 브루노 지방법원이 6일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수원과 EDUII 사이 계약 서명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니엘 베네쉬 체코전력공사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이 문제는 단지 하나의 프로젝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법적 안정성과 에너지 전략에 관한 신뢰도와 관련된 일”이라며 “최고행정법원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고행정법원이 EDUⅡ의 항고를 받아들인다면 브루노 지방법원이 본안 판단을 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빨리 법적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체코 정부는 브루노 지방법원 가처분 결정이 취소되는 즉시 신속하게 계약 서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신규 원전 2기 계약의 사전 승인을 진행하는 등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한수원은 EDUⅡ의 항고와 별개로 이번 계약의 지연이 당사자인 자사에도 손해를 주고 있다며 체코 최고행정법원에 법적 구제를 신청하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체코의 국가 이익은 물론 한수원에도 심각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두코바니 원전 입찰 절차는 투명한 법적 과정에 부합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