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이 그룹 차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만큼 중시하고 있는 ‘시니어 사업’과 관련,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헬스케어·요양사업과 관련한 보험사 규제가 풀리면서, 정 사장은 KB금융 계열사들의 협업을 이끌어낼 주도적 위치에 서게 됐다. KB금융그룹 시니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시너지 플랫폼’이 된 것이다. 
 
KB라이프 그룹 '시니어 사업' 핵으로, 정문철 요양·건강앱 두 날개로 '협업' 주도

▲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시니어 사업 부문에서 KB금융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 창출을 강화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보험사 자회사의 헬스케어, 요양사업과 관련된 장기임대업, 시니어 푸드 제조 및 유통업 등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보험상품의 다변화를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규제에 막혀 시니어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던 KB라이프 등 생명보험사에는 희소식이다.

생명보험사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 외에 새 먹거리를 모색했다. 다양한 시니어 사업을 전개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KB라이프는 이환주 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부터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요양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 보험사 자회사에겐 임대를 통한 요양시설 운영이 제한됐다. 실버주택 소유를 전제로 운영이 허락됐던 것이다. 이런 제약들로 인해 시니어 사업의 확장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인 것이다.

정 사장은 연초부터 '규제 완화'를 선물로 받으면서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시니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올해 1월 프리미엄 요양시설 ‘광교 빌리지’ 입소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광교 빌리지는 KB라이프가 수도권에서 요양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올해 8월 개소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 케어센터’, 도심형 노인 요양시설 ‘위례 빌리지’와 ‘서초 빌리지’, 노인복지주택 ‘평창 카운티’ 등을 운영하며 시니어 요양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광교빌리지를 포함해 올해 안에 노인요양시설(빌리지) 3개를 세울 계획을 세웠다.

KB라이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요양 사업에 진출한 뒤 현실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이번 자회사 부수업무 규제 완화가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완화로 고객에게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과 KB라이프는 회사 자체에서 추진하는 시니어 사업뿐 아니라 그룹 전체 차원 시니어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이 주도하고 KB라이프 등 계열사가 참여하는 시니어 사업 TF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태스크포스는 올해 상반기 시니어 사업 방향을 확정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업 특성상 KB라이프가 KB금융그룹 안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니어 사업에 진출한 만큼 계열사들과 협업하며 그룹 태스크포스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정 사장은 KB라이프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시니어 사업에 탄력을 붙이는 방식으로도 그룹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KB라이프 그룹 '시니어 사업' 핵으로, 정문철 요양·건강앱 두 날개로 '협업' 주도

▲ KB라이프는 요양사업 전담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시니어 사업을 확장해 왔다.


올해 2월엔 종합금융 자산관리 전문 조직 ‘KB 스타 자산관리사(KB 스타 WM)’를 출범했다. 2021년 시범 운영을 시작한 KB 스타 WM은 이후 좋은 반응을 얻어 공식 조직이 됐다.

KB 스타 WM은 KB금융그룹 인프라를 활용해 고액자산가(VIP)를 대상으로 세무, 부동산, 자산승계, 법인경영 등에서 종합금융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KB라이프의 종합금융 전문가 조직을 뜻한다.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KB 스타 WM 출범식에서 “올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투자권유 대행 서비스, 퇴직연금 모집 영역에서 은행 및 증권 관계사와 시너지 협업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KB라이프는 이날 건강관리 서비스 ‘KB 건강매니저’를 새단장하며 은행 등 그룹사 시니어 고객들에게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는 등 크고 작은 영역에서 그룹사와 협업을 이어 나가고 있음을 알렸다.

정 사장이 KB국민은행에서 오래 일하며 은행과 지주 업무 전반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그룹사와의 소통 및 업무 협업도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1968년 8월 3일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KAIST(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재무기획부장, 전략본부장, KB금융지주 홍보·브랜드총괄 상무,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 등을 맡았다.

이후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을 지내다 2025년 1월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