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디스플레이가 2025년 1분기 모바일 OLED 공급 증가와 고환율 효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모바일 올레드(OLED) 사업 집중 전략으로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증가한 데다, 고환율로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디스플레이와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깜짝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원/달러 환율 개선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약 50억 원)은 소폭 흑자가 될 것”이라며 “이전 추정치인 영업손실 1040억 원 대비 크게 개선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수출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이 개선되면 제품 판매단가가 상승해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분기당 약 200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기준 원/달러는 약 145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0원 가량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1분기 4694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애플에 공급하는 OLED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흑자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프로와 프로맥스에 OLED를 공급하고 있는데, 전체 아이폰16 시리즈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점유율은 3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폰15 출시 초기 10% 점유율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 올해 2월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4에도 OLED를 납품하고 있어, 올해 1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중은 2023년보다 7%포인트 상승한 55%였는데, 올해는 6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고객사(애플)의 신작 패널 내 점유율을 확대해 구형 모델 대비 공급 비중을 늘린 것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OLED 패널 출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은 회사 흐름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LG디스플레이 >
이에 따라 경쟁사와 달리 IT용 OLED 투자에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조 원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5조 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집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월2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8세대 IT용 OLED 생산 설비 투자는 시장의 확실한 신호가 필요하다”며 “당면 과제가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것인 만큼 신규 투자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월4일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3월4일 10%의 추과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CSOT 등은 미국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 난징, 옌타이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로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모듈은 중국이 아닌 베트남 하이퐁 공장에서 대부분을 조립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중국 관세 부과로 인한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