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송종화 교촌에프엔비 대표이사 부회장이 ‘외형보다 내실’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치킨업계는 여전히 bhc와 BBQ의 양강 구도가 굳건하다. 매장 수에서 큰 격차를 보이는 교촌이 ‘3강 체제’로 도약하려면 점포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내실경영' 합격점, 3위 전락한 매출과 매장 수 '처방약'은?

▲ 송종화 교촌에프엔비 대표이사 부회장의 ‘내실 경영’이 성과를 내고 있다.


14일 교촌에프앤비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송종화 부회장이 지난 한 해 동안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발판 마련에 주력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5월부터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사업을 진행해 8월 완료했다.

기존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 가맹지역본부가 존재하던 구조에서 본사와 가맹점이 직접 연결되는 형태로 유통단계를 간소화했다. 그동안 복잡한 유통구조로 발생했던 수익성 약화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부회장의 비용 효율화 전략은 실제 성과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4806억 원, 영업이익 152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8.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8.6% 줄었다.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을 위한 수수료와 판교 신사옥 이전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이익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5.7%, 2022년 0.6%, 2023년 5.6%를 기록했다. 2024년은 3.1%에 그쳤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률은 10% 수준까지 높아진다. 전반적인 식품업계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직영점 전환으로 지난해 매출총이익률 30.7%로 2023년 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며 “올해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도 “올해부터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가맹지역본부 전환과 더불어 차별화 메뉴 출시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새로운 시그니처 라인업인 ‘교촌 옥수수’ 시리즈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1인 맞춤형 메뉴 ‘싱글시리즈’와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와 협업한 사이드 메뉴 ‘교촌X노티드 츄러스’ 등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내실경영' 합격점, 3위 전락한 매출과 매장 수 '처방약'은?

▲ 교촌은 2023년 매출기준 업계 3위로 밀려난 뒤 독보적 경쟁력 유지에 실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bhc와 BBQ가 형성한 치킨 양강 체제 속에서 교촌이 ‘3강 체제’로 도약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교촌은 2014년 업계 최초로 매출 1위를 기록한 이후 2021년까지 8년 동안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23년 3위로 밀려나며 업계에서의 독보적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3개 브랜드의 별도기준 매출은 교촌 4935억 원, bhc 4771억 원, BBQ 3624억 원 순이었다. 하지만 2022년에는 bhc 5075억 원, 교촌 4989억 원, BBQ 4188억 원을 기록하며 교촌이 2위로 밀려났다. 2023년에는 bhc 5356억 원, BBQ 4732억 원, 교촌 4259억 원으로 3위까지 추락했다. 해당 기간 매출이 감소한 브랜드는 교촌이 유일하다.

이처럼 교촌이 업계 매출 순위에서 계속 밀려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매장 수 부족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업체의 매장 수는 bhc 2291개, BBQ 2238개다. 반면 교촌은 1377개로 집계됐다. bhc와 BBQ의 3분의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2021년 기준 bhc 1770개, BBQ 2002개, 교촌 1337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교촌의 매장 수 증가 속도는 정체된 반면 경쟁사는 빠르게 확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bhc와 BBQ의 매장 수 증가율은 2년 동안 각각 29.4%, 11.8%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반면 교촌은 3%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점포수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본사는 가맹점에 원재료를 공급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이므로 가맹점 수가 적으면 자연히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촌의 점포수가 상위 두 개 업체와 비교해 현저히 적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예비 점주들이 교촌보다 경쟁사 개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교촌의 가맹사업자 부담금 규모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교촌의 가맹점사업자 부담금은 1억3100만6천 원으로 bhc 9002만7천 원, BBQ 9078만9천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맹점사업자 부담금이란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기타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인테리어 비용 역시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6㎡(20평) 기준 6900만 원으로 bhc 4620만 원, BBQ 5060만 원보다 부담이 크다. 신규 점포 개설에 드는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예비 점주들의 창업 선택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가맹점주에게 원재료를 파는 것이 본사 매출로 잡히기에 가맹점주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본사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무리한 출점을 지양하고 가맹점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3월 새로운 대표이사로 송종화 부회장을 선임했다. 송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에서 총괄상무와 사장을 역임한 뒤 퇴사했으며 2023년 9월 복귀했다. 

송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침체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을 업계 선두 브랜드로 성장시킨 프랜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