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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배터리 설비투자 저금리 대출 없애나, K-배터리 북미 투자 차질 '불안'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12-18 17: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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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와 함께 현지 배터리 설비투자에 대한 저금리 대출 제도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공장 건설 투자에 잇달아 나서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배터리 설비투자 저금리 대출 없애나, K-배터리 북미 투자 차질 '불안'
▲ 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SK온과 삼성SDI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법인 투자에 대한 저리대출 프로그램(ATVM)을 승인했는데, 차기 트럼프 정부가 ATVM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북미 투자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사>

전기차 보조금·배터리 관련 현지투자 대출 지원 등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지우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K-배터리 업계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배터리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각 사의 미국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들은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대출 계약을 체결했거나, 최종체결을 앞두고 있다.

ATVM은 미 에너지부가 자동차와 관련 부품 제조 사업에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도만큼 미국 국채 금리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한 차입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ATV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는 2022년 ATVM 최종 계약을 체결해 25억 달러 한도의 대출 지원을 받았고, 블루오벌SK(SK온-포드)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와 96억 달러 한도의 최종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스타플러스에너지(삼성SDI-스텔란티스)도 75억4천만 달러 한도의 ATVM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담보제공과 삼성SDI의 채무보증을 지난 13일 결정했다. 이밖에 북미 자동차 기업 리비안이 66억 달러 한도의 ATVM 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 임기 막바지에 대출 지원 프로그램에 올라타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투자 부담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ATVM 철회를 언급하고 있어, 자칫 내년 ATVM이 전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는 “바이든 정부는 미국 회계감사원이 중복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종료를 요구했던 ATVM을 확대해 총 550억 달러의 대출을 허용했다”며 “재정낭비는 불법이고 철회돼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정부 출범 시 바이든 정부 말기에 일어난 대출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함께 정부효율성위원회(DOGE)의 공동수장으로 낙점된 인물이다.  

저금리 대출을 지원받아 합작공장 건립에 투입할 예정이었던 국내 배터리 기업들로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셈이다. 

블루오벌SK는 2025년부터 순차 완공할 예정인 미국 켄터키 1·2공장과 테네시주 공장 등 건립에 대출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스타플러스에너지도 내년부터 본격가동하는 인디애나주 1공장과 2027년 가동 목표인 2공장 건립에 대출 자금을 활용한다는 구상을 세워둔 상태다.

ATVM 철회 시 각 사의 차입에 따른 이자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각 사의 누적 이자비용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 3958억 원, 삼성SDI 2531억 원, SK온 6351억 원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ATVM은) 합법적으로 진행된 사안으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실제 ATVM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배터리 설비투자 저금리 대출 없애나, K-배터리 북미 투자 차질 '불안'
▲ 차기 정부에서 정부효율위원회(DOGE) 수장으로 낙점된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대 대선후보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대출 프로그램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밝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라마스와미 전 후보가 지난 10월2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대선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라마스와미 개인 SNS 계정 갈무리>

ATVM 철회 가능성과 함께 최근 트럼프 차기 정부의 배터리 소재 대상 관세정책 방향이 드러나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배터리 소재에 수입관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 생산기지가 국내에 위치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중에서는 LG화학이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것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자의 전부다. 

캐나다에서는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이 건립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합작공장은 완공시기가 2027년으로 늦춰졌다.  

SKIET(분리막)는 내년 1분기 구체적 북미투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동박)도 미국 내 투자속도 조절에 들어가능 등 소재기업들의 북미 진출이 더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관세부과가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한국산 배터리 소재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지만, 향후 주요 동맹국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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