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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메가캐리어 도약 과제 산더미, 조원태 '화학적 결합'부터 속도 낸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12-17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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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지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비상하기 위한 시너지를 조기에 구현하기 위해 '선 화학적 결합', '후 소비자 만족'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던 두 기업의 역량을 한 데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있는 만큼 조 회장은 조직의 매끄러운 융합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메가캐리어 도약 과제 산더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화학적 결합'부터 속도 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숙원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짓고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지만 통합 시너지를 본격화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17일 항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조직 재정비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년 동안 대한항공 자회사로 있다 통합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면 완전 합병될 예정이다. 조 회장으로서는 2년의 준비 기간에 두 항공사의 화학적 결합을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여느 인수합병(M&A)에서나 서로 다른 인적 구성원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일은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운 과제로 꼽힌다. 인수합병을 마친 뒤에도 각각의 조직이 융화하지 못하고 따로 돌아가게 되면 통합의 시너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임직원을 파견하고 통합을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기로 예정돼 있는 만큼 연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과 추가 파견 임직원 구성의 윤곽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새 대표이사에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던 두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아시아나항공 구성원들로서는 향후 회사 내 입지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누누이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두 회사 통합으로 일원화해도 될 조직에 각사가 기존대로 인력을 중복 배치한다면 이 역시 통합 효과를 떨어뜨리는 비효율적 의사결정이다. 결국 중복되는 인력 일부는 다른 업무로 재배치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만과 잡음이 나올 여지는 남아 있다. 

서로 다른 직급 체계와 조종사·승무원 기수 등 서열을 나누는 일이나 급여 체계 등을 통합하는 일도 민감한 문제다. 사소한 일도 아시아나항공 구성원들에게는 ‘점령군의 갑질’처럼 여겨질 수 있고 반대로 대한항공 구성원들이 역차별을 당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도 두 회사가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임직원들에게 보낸 첫 공개 메시지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한 가족이 됐다”며 “믿음직한 가족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양대 대형항공사(FSC) 통합으로 항공시장 경쟁강도가 약해져 운임이 상승하고 서비스 수준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대한항공이 국내선의 선호 좌석에 대해 추가 요금을 받는 유료화 요금제 도입을 시도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맞아 철회한 일이 있다. 소비자들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자 바로 수익 극대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통합하는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으로 꼽힌다. 두 회사의 마일리지 가치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만큼 교환 비율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어느 한 쪽 소비자들이 반발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6개월 안에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다. 
 
대한항공 메가캐리어 도약 과제 산더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화학적 결합'부터 속도 낸다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조직 통합과 파견 인력 구성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조 회장은 양대 대형항공사 통합에 이어 각각에 속해 있던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진행해야 한다. 양대 항공사 통합으로 대한항공 아래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아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모두 한 울타리 안에 들어왔다.  

에어부산 대표이사에는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이, 에어서울 대표이사에는 김중호 대한항공 수석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3사가 합쳐져 통합 저비용항공사를 꾸리게 되면 단숨에 기단규모와 매출, 이익 측면에서 가장 앞서는 압도적 저비용항공사가 출현하게 된다. 통합 저비용항공사 출범까지도 조직과 기업 정체성 등을 하나로 합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에어부산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부산 지역에서는 통합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반발이 제법 크다. 부산 지역 일부 기업인들과 시민단체들은 통합 저비용항공사가 출범하면 부산의 거점 항공사가 사라지게 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과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은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부산이 경남에 들어설 가덕도신공항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한하공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 운영되도록 분리매각을 해야 한다”며 “에어부산의 독립법인이 유지되거나 통합 저비용항공사 본사가 부산에 들어서도 인천공항 중심 체제에서는 부산은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등의 요구가 관철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많지만 대한항공으로서도 지역 민심을 아예 무시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대한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단규모 확대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운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저비용항공사 출범에 대한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향후 3사가 서로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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