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국감이 끝나면 수장 공백 상태를 겪고 있는 공기업의 사장 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국감 일정을 살펴보면 24~25일 각 상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종합감사로 올해 국감은 사실상 끝난다.
이후 남는 일정은 28~29일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뿐이다.
국감 이후 최종 선임이 미뤄져 왔던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 사장 인선부터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 발전자회사 5곳은 이전 사장들이 모두 올해 4월26일로 임기를 마무리했고 7월부터 사장 공모를 시작했다.
사장 공모 결과 한국서부발전에는 한전 부사장 출신인 이정복 사장이, 한국중부발전에는 내부 승진으로 이영조 사장이 각각 임명돼 9월30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머지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3곳은 아직 새 사장이 취임하지 않았다. 한전 발전자회사 사장 5곳의 인선이 통상적으로 동시에 이뤄져 왔으나 이번에는 취임 시기가 어긋나게 된 것이다.
사장 인선 자체는 이미 결정됐다. 남부발전에는 김준동 전 대한상의 부회장, 남동발전에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 동서발전에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전 발전자회사에 국회의원 출신이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10~11일 각 발전사별로 주주총회 의결을 마쳤고 최종 임명 절차만 남았다. 이번 달 중으로 취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사장의 선임 시기를 놓고 새 사장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강 전 의원이나 권 전 의원 모두 22대 총선 낙선 인사인 데다 관련 상임위 활동 등 전문성을 보여줄 만한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피감기관장으로 국감장에 출석했다면 관련 지적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공기업 사장 후보자와 관련해 전문성 문제, 정치적 논란 등으로 야권의 반대가 거센 경우가 많다. 정부여당으로서는 굳이 새 사장을 국감장에 세우기보다는 국감 이후로 인선 시기를 미루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6월부터 사장 공모를 시작했으나 아직도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최종 후보자 5인을 대상으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사 및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다만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 전 비서관은 의원 보좌관 등 정치권에서의 이력이 대부분으로 공항공사의 업무와 관련된 경력은 없다. 지난해 국토부 1차관으로 임명됐으나 낙하산 논란이 일었고 그마저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총선 출마를 이유로 물러났다.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과 관련해 당시 관저 보수공사의 총괄 책임자이기도 하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익명의 서류·면접 심사 점수표를 들어 “김 전 비서관이 서류와 면접 모두 1등으로 추천됐다고 추정할 수 있는 자료”라며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답을 정해놓고 심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항공사 사장으로서 전문성이 없는 김 전 비서관을 1등으로 올린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임추위 구성부터 김 전 비서관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한 임원 추천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1월부터 사장이 공석이었으나 8월에야 공모를 시작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국감에서도 의혹 제기가 나왔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관광공사 사장 공모를 놓고 “9월6일 면접 심사 및 후보자 추천이 끝났고 9월12일엔 문체부에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들었다”며 “김건희 라인이라고 일컫는 강 전 비서관의 내정설이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공사가 어떤 입장이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강원랜드, GKL 등 사장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장 인사가 한 번에 모두 속도를 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여권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 갈등을 공기업 사장 인선에 변수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대표는 21일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강훈, 김오진 전 비서관의 실명을 들며 ‘공기업 낙하산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 대통령은 회동 다음날인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 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국감이 끝나면 수장 공백 상태를 겪고 있는 공기업의 사장 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 권 전 의원은 동서발전 사장으로, 강 전 의원은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23일 국회 국감 일정을 살펴보면 24~25일 각 상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종합감사로 올해 국감은 사실상 끝난다.
이후 남는 일정은 28~29일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뿐이다.
국감 이후 최종 선임이 미뤄져 왔던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 사장 인선부터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 발전자회사 5곳은 이전 사장들이 모두 올해 4월26일로 임기를 마무리했고 7월부터 사장 공모를 시작했다.
사장 공모 결과 한국서부발전에는 한전 부사장 출신인 이정복 사장이, 한국중부발전에는 내부 승진으로 이영조 사장이 각각 임명돼 9월30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머지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3곳은 아직 새 사장이 취임하지 않았다. 한전 발전자회사 사장 5곳의 인선이 통상적으로 동시에 이뤄져 왔으나 이번에는 취임 시기가 어긋나게 된 것이다.
사장 인선 자체는 이미 결정됐다. 남부발전에는 김준동 전 대한상의 부회장, 남동발전에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 동서발전에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전 발전자회사에 국회의원 출신이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10~11일 각 발전사별로 주주총회 의결을 마쳤고 최종 임명 절차만 남았다. 이번 달 중으로 취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사장의 선임 시기를 놓고 새 사장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강 전 의원이나 권 전 의원 모두 22대 총선 낙선 인사인 데다 관련 상임위 활동 등 전문성을 보여줄 만한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피감기관장으로 국감장에 출석했다면 관련 지적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공기업 사장 후보자와 관련해 전문성 문제, 정치적 논란 등으로 야권의 반대가 거센 경우가 많다. 정부여당으로서는 굳이 새 사장을 국감장에 세우기보다는 국감 이후로 인선 시기를 미루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6월부터 사장 공모를 시작했으나 아직도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최종 후보자 5인을 대상으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사 및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다만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 전 비서관은 의원 보좌관 등 정치권에서의 이력이 대부분으로 공항공사의 업무와 관련된 경력은 없다. 지난해 국토부 1차관으로 임명됐으나 낙하산 논란이 일었고 그마저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총선 출마를 이유로 물러났다.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과 관련해 당시 관저 보수공사의 총괄 책임자이기도 하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익명의 서류·면접 심사 점수표를 들어 “김 전 비서관이 서류와 면접 모두 1등으로 추천됐다고 추정할 수 있는 자료”라며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답을 정해놓고 심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항공사 사장으로서 전문성이 없는 김 전 비서관을 1등으로 올린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임추위 구성부터 김 전 비서관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한 임원 추천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1월부터 사장이 공석이었으나 8월에야 공모를 시작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국감에서도 의혹 제기가 나왔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관광공사 사장 공모를 놓고 “9월6일 면접 심사 및 후보자 추천이 끝났고 9월12일엔 문체부에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들었다”며 “김건희 라인이라고 일컫는 강 전 비서관의 내정설이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공사가 어떤 입장이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강원랜드, GKL 등 사장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장 인사가 한 번에 모두 속도를 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여권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 갈등을 공기업 사장 인선에 변수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대표는 21일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강훈, 김오진 전 비서관의 실명을 들며 ‘공기업 낙하산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 대통령은 회동 다음날인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 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