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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SKE&S 합병 '주식매수청구권 허들' 넘을까, SK온 이석희 어깨 무겁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8-27 15: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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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SKE&S 합병 '주식매수청구권 허들' 넘을까, SK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2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희</a> 어깨 무겁다
▲ SK이노베이션과 SKE&S 합병이 주식매수청구권 허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국민연금 등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오는 9월19일까지 행사할 수 있는데, 그 규모가 8천억 원을 넘어가면 자칫 합병이 난항에 빠질 우려가 나온다. 
 
SK그룹이 두 회사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경영난에 빠진 SK온에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것인데, 합병이 난항에 빠지면 SK온의 향후 사업 전망은 더 불투명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주가는 10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합병 발표 이후 하락세였던 주가가 다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에 근접하면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월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1주당 11만1943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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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을 구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서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3월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 행사에 참석한 이 사장 모습. <연합뉴스> 

합병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힌 국민연금이 보유지분 6.28% 모두를 주식매수청구권으로 행사한다면, SK이노베이션이 매수해야 하는 금액은 6817억 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주가 하락으로 일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이 더해진다면 합병 성사의 ‘마지노선’인 8천억 원이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합병 관련 공시에 따르면 합병 당사자 회사들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8천억 원이 넘을 경우 서면으로 합의해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다음달 19일까지 현재의 주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SK이노베이션의 발목을 잡고 있는 SK온의 실적 악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게 둔화함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동화 관련 투자속도를 늦추고 있다. 이들을 고객사로 둔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의 미국 배터리 합작투자 파트너인 포드 역시 켄터키주 2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늦췄다.

또 포드가 중저가 전기차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SK온이 주력으로 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저가의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SK온 입지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선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SK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이 그리 녹록치는 않겠고, SK온의 기존 설비들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천공장도 신규 가동되는 만큼, 초기 고정비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반영하더라도 올 하반기 영업적자 지속될 것이고, 유의미한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시기는 2025년 2분기 정도로 추정한다"고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합병이 최종 성사되더라도 이 사장의 어깨는 가벼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합병은 그룹의 가용한 자원을 쏟아부어서라도 SK온을 살리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사업을 낙점하고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 해외 설비 투자와 채용에 나섰다. 출범 이후 SK온의 자본적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2022년 5조 원, 2023년 6조8천억 원, 2024년 7조5천억 원으로 매년 수조 원의 현금이 투입됐다.

막대한 투자에도 SK온은 연이은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고 차입금이 쌓이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SK온은 2021년 10월 분사 이후 11개 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돼 연결기준 결손금이 3조1566억 원에 이른다. 올 연말에는 누적 적자가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온은 추가 자금조달을 시도하고 있는데, 빈약한 재무구조에다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하며 그룹사와 외부 차입 의존도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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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이 2025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현대자동차와 합작해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모습. < SK온 >


다만 내년 SK온의 배터리 공장증설 프로젝트가 대부분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올해와 내년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는 시각각도 나온다. 내년 1분기 포드와 합작 설립한 블루오벌SK의 북미 증설을 마무리하면, 남은 증설 프로젝트는 2025년 4분기 가동 예정인 현대차와의 미국 합작공장 뿐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SK온의 흑자전환을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1일 SK온의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임원 감축, 연봉 동결,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 대폭 축소 등의 조치를 내리며 허리띠를 졸라 메고 있다. 하지만 전방 시장인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이상 SK온의 흑자전환은 요원한 상태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기업들의 배터리 재고 수준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만 반등한다면 배터리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과 판매량 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판매량 회복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3~5년까지 SK온의 부실이 장기화해 그룹 전체로 경영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당장 SK이노베이션-SKE&S 합병으로 지주사 SK는 매년 수천억 원에 이르던 현금 배당 수입이 끊기게 됐다. SKE&S가 SK에 지급한 현금배당 규모는 2022년도 4816억 원 2023년도 3486억 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합병이 자칫 배터리 시장 침체 장기화로, SK그룹 전체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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