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자체 4680 배터리 생산 차질 문제를 연말까지 해결하지 못 한다면 양산 계획을 접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새 규격의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을 두고 있지만 생산 수율(양품 비율)을 비롯한 기술적 문제로 차질을 겪고 있다.
올해 말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테슬라가 자체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도 언급돼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 물량을 대체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18일 IT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4680 배터리 원가 절감 및 생산 확대를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가 연말까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시를 관련 사업조직에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만약 연말이 지나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생산 확대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나왔다.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길이가 80mm인 원통형 배터리를 의미한다. 기존에 사용되던 배터리셀과 비교해 에너지 밀도와 생산 효율성 등 측면에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신형 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면 전기차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이를 현실화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디인포메이션은 테슬라가 최근 2만5천 달러(약 3451만 원)의 보급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것도 4680 배터리 양산과 관련한 문제 때문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테슬라는 2023년부터 자체 4680 배터리를 전기차에 본격적으로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소량 생산되는 ‘사이버트럭’ 또는 ‘모델Y’ 극소수 차량에만 적용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테슬라는 4680 배터리의 양극재에 자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말까지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테슬라가 4680 배터리 물량 대부분을 직접 생산하려던 계획을 내년부터 포기하고 외부 협력사에 물량을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는 현재 4680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 가운데 한 곳으로 원활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은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가 자체 생산해 탑재하려면 배터리 물량을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 대체하기 시작한다면 자연히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일본 파나소닉도 테슬라에 4680 배터리 공급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난해 생산 투자 계획을 늦추는 등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에 더 큰 사업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4680 배터리 수율은 아직 2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에볼루션도 최근 테슬라가 자체 4680 배터리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외부 협력사에 물량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