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본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과 기술 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해당 기업을 사실상 인수했다는 의혹에 영국 시장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다.
1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영국 시장경쟁청(CMA)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플렉션 AI와 맺은 기술 사용권 계약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인플렉션AI는 구글 개발자였던 무스타파 슐레이만이 2022년에 창업한 기업으로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이 주요 사업인 회사다. 현재 슐레이만과 함께 일하던 직원들 일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 고용돼 AI 연구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 사용권 계약을 통해 인플렉션 AI로부터 향후 개발되는 AI 모델들의 사용권 허가까지 받은 상황이라 사실상 인플렉션AI를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제기됐다.
CMA는 이에 공식발표를 통해 “양측이 맺은 거래로 인해 인수합병이 진행됐건 아니건 간에 사실상 인수합병이 발생한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플렉션AI에 항변 기한 3개월이 부여됐다.
CMA는 “이제 우리 기관에서 전면 조사에 나설 만큼 충분한 증거가 모인 상태”라며 “조사 다음 단계로 진행할지는 9월11일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S가 인플렉션AI를 사실상 인수했다면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해 경쟁 제한 요소가 발생할 수 있어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우리는 재능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행위가 인수로 간주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CMA가 조사를 신속하게 완료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공하겠다”고 해명했다.
최근 심화되는 AI 산업 경쟁에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스타트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아마존이 안트로픽 AI랩 인수와 관련해 CMA 조사를 받고 있다.
올해 3월 안트로픽 AI 랩은 아마존 웹서비스를 자사의 주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용하는 대신 아마존은 40억 달러(약 5조5308억 원)를 주고 안트로픽 AI랩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챗GPT를 개발해 AI 산업 붐을 최초로 촉발한 오픈AI도 마이크로소프트가 2019년에 투자한 기업이다.
지난주 오픈AI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이사회에 가지고 있는 옵서버 자격을 포기했다.
CMA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도 조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행동인 것으로 분석됐다.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