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나경원 국회 토론회 개최, “국제정세 급변해 핵무장은 선택 아닌 필수”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이 1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을 주제로 안보 토론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제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의 핵무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은 1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주최한 안보토론회에서 한반도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 의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면서 국제정세가 기존과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이렇게 엄혹한 상황에서 우리 한국이 단순히 미국의 선의에 의존해서는 절대로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핵무장 3원칙'을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의원은 6월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과 '평화를 위한 핵무장' 및 '실천적 핵무장'이라는 핵무장 3원칙을 밝힌 바 있다.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 최소한의 핵무장을 하기 위해 단기간에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발제자로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 전략센터장이 참석했고, 정치인으로는 김민전 의원, 유용원 의원, 태영호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토론회는 오전 8시 비교적 이른 시간에 열렸지만 시민사회와 정치계, 학계 등에서 많은 인원이 의원회관 간담회실에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발제를 맡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 전략센터장은 국제정세의 변화를 미국을 중심으로 풀어 나갔다.
 
[현장] 나경원 국회 토론회 개최, “국제정세 급변해 핵무장은 선택 아닌 필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앞줄 가운데)이 1일 주최한 안보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 센터장은 미국이 2개 이상의 전장을 감당할 수 없음이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등에서 드러났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하는 것은 위험성이 짙다고 바라봤다.

정 센터장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 남북한 사이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전쟁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며 "우리 한국으로서는 그동안의 안일한 안보관념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고 짚었다.

굳이 전쟁상황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최근 대선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모습을 보인 것을 우리 한국은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대폭 상향하거나 철수하는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어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정치계의 변화가 있는 만큼 한국의 독자적 안보체계 확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가 재선하면 국방부 장관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크리스토퍼 밀러 전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이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제를 맡은 김태우 실장은 남북관계를 ‘독침이 있는 전갈과 없는 일반 곤충이 한 병에 담겨 있는 상황’에 비유하면서 단계적 핵무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한국정부는 약 3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북한이 핵개발을 멈출 것이라는 전제 아래 한반도의 핵비대칭 상황을 용인하는 안일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북한은 체제유지와 군사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만큼 이제는 우리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등 핵탄두를 실어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춘 점도 부각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꾸준히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서해 위협이 현실화될 때 우리가 핵무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면 한반도 전체의 위기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제의 확장억제 체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면서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독자 핵무장의 잠재력을 배양하는 순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자주 한반도에 전개해 북한의 핵무기 확장에 대응하고,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 및 핵무기 지원 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동맹조약을 개정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독자 핵무장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 기술적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