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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도 작년 매출 감소 겪어,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서 중국만 웃었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5-10 15: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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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도 작년 매출 감소 겪어,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서 중국만 웃었다
▲ 파나소닉의 원통형 2170(높이 70㎜, 지름 21㎜) 배터리 참고용 이미지.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파나소닉>
[비즈니스포스트] 파나소닉 배터리 사업부가 지난해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한국과 일본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이 후퇴했다.

반면 중국의 배터리 상위 기업들은 오히려 이익 규모를 키우고 있어 세 국가의 배터리 삼파전 양상에서 중국이 홀로 앞서 나가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10일 닛케이아시아를 비롯한 현지언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가 포함된 에너지 부문 매출이 1년 전보다 5.75% 감소한 9159억 엔(약 8조542억 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 또한 자체 가이던스(전망치)를 21.4% 가량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파나소닉은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일본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줄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파나소닉은 당분간 일본 배터리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미국과 유럽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보니 이를 전방산업으로 둔 배터리 사업 여파가 미쳐 자국 시장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전기차 얼리어답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진입해 배터리 시장 성장이 계속 둔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배터리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기업은 파나소닉만이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 또한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했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확보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에 기대어 현금흐름을 확보해 나가는 상황에 놓여 있다.

K배터리 3사와 파나소닉 모두 높은 전기차 수요를 예상하고 북미와 유럽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선제적으로 투자하면서 현지 시장 둔화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만이 수요 둔화의 영향권에서 빗겨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나소닉도 작년 매출 감소 겪어,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서 중국만 웃었다
▲ 중국 BYD가 자제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모형. 2023년 9월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행사에 전시됐다. <위키피디아>
중국 배터리 1위 기업인 CATL은 시장 점유율과 이익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CATL이 직전 분기까지 1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을 사용량점유율에서 추월해 선두에 올랐다. 

같은 기간 CATL이 거둔 순이익 또한 2021년 3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블룸버그는 “CATL이 전기차 수요 둔화를 상쇄할 정도의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1분기 순이익이 또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배터리 2위 기업 BYD 또한 2023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5.8%의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보다 1.9%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 및 일본 배터리 기업들과 중국 대표 기업의 실적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가지는 강점은 전기차 둔화에 직면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K배터리 3사와 파나소닉이 배터리 공장을 대거 지어 고정비용을 떠안고 있는 것과 비교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자국 전기차 제조 기업들과 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대목이다. 일례로 BYD가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인 니오에 배터리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일을 들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 전기차 기업들도 수요 둔화에 대응해 중국이 주력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조달을 늘리고자 한다는 점 또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 확보에 보탬이 될 공산이 크다. 

중국이 제조하는 LFP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 약점으로 지적되던 주행거리 등도 크게 개선해 테슬라와 같은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어서다.

결국 세계 배터리 시장이 한중일 세 국가 기업들 사이 ‘삼국지’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지배력이 커져 갈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를 통해 “세계 배터리 시장은 사실상 중국 업체들과 일본 파나소닉 그리고 한국 배터리3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수 년 안에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목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낮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CATL이나 BYD 수익성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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