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인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업의 76.4%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인협회>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건설기업의 70% 이상이 현재 금리 수준에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사정 조사’(102개사 응답)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4곳은 현재 자금사정이 어려우며, 올해 하반기에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은 10곳 중 1곳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최근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평년과 비슷(43.1%), 곤란(38.3%), 양호(18.6%) 순으로 나타나, ‘곤란’ 응답이 ‘양호’의 약 2배였다.
하반기 자금사정 전망도 비슷(52.9%), 악화(33.4%), 호전(13.7%) 순으로 조사돼, 한경협은 연말까지 건설업종 자금난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31.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계약 축소(16.7%) 순으로 응답해, 고물가와 고금리가 자금사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기업의 76.4%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3.50%)에서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응답했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 여유가 있는 기업은 17.7%에 그쳤다.
건설기업은 주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자금조달을 할 때 높은 대출 금리와 수수료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들은 주된 자금조달 방식으로 금융기관 차입(72.5%), 내부유보자금 활용(17.6%), 회사채 발행(4.9%) 등을 꼽았다. 자금 조달을 할 때 최대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대출금리와 각종 수수료(75.5%), 과도한 연대보증 및 담보 요구(10.8%) 등을 지적했다.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 금리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39.2%),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16.7%),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완화(16.7%)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건설업계가 한계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의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