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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트럼프 당선' 변수, 중국 반도체 투자 불확실성 커진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1-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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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트럼프 당선' 변수, 중국 반도체 투자 불확실성 커진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의 변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정책 변화가 반도체를 비롯한 세계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규제 강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에도 제약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28일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글로벌 주요 반도체기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자산관리업체 웰스어드바이저스의 리 먼슨 회장은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바이든 정부는 대중국 정책에 외교적 측면을 고려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훨씬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주변국과 관계 등을 충분히 염두에 두는 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중국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산업을 향한 무역규제 조치를 다수 도입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대만, 유럽연합 등 주요 동맹국과 꾸준한 논의를 이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공장에 신형 장비를 도입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안이 시행됐지만 미국 정부에서 곧 무기한 유예조치를 적용했다는 점이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한국 반도체기업이 중국을 주요 사업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중국 규제가 한국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중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전략에 우선순위를 둘 공산이 커 더 이상 이러한 ‘특혜’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용되던 중국 투자 규제 유예조치가 지속될 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안 공장은 한때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에 약 40%를 책임질 정도로 중요한 생산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에 D램 공장을 두고 있는데 2020년에 인텔의 중국 대련 낸드플래시 생산공장도 인수하며 중국에 반도체 생산 의존도를 더욱 키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트럼프 당선' 변수, 중국 반도체 투자 불확실성 커진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 반도체기업이 중국시장에서 고객사 기반을 유지하고 현지업체와 경쟁하려면 신형 장비를 꾸준히 도입해 메모리반도체 공정을 개선하며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SK하이닉스 대련 공장은 인텔이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중단하며 매각한 설비인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정 전환을 위한 신형 반도체장비 반입이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의 장비 반입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설투자에 제약이 생긴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무기한 유예조치까지 철회된다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는 “한국 반도체기업은 중국 반도체 공급망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망이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말에 재선 도전을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실제 출마나 당선 가능성은 다소 낮게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공화당의 주요 경쟁자였던 론 드샌티스 플로리드 주지사가 사퇴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해 출마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반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연임을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 온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국내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 신규 투자를 벌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적용되는 규제 범위 내에서 공정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공장 투자가 한국에 더욱 집중되며 결국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폭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에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약점으로 꼽히고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성장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이미 사드배치 보복 사태를 통해 미중 갈등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중국이 미국의 규제 강화에 대응해 무역보복에 나선다면 한국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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