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 수 있을까?
화성산업은 이 회장 체제가 본격화한 최근 2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올해 대구경북신공항 등 국내 대형 토목프로젝트, 수도권과 해외시장 개척 등 신사업에 힘을 실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지 시선이 쏠린다.
▲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화성산업 홈페이지>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030억 원, 영업이익 37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보다 매출은 39.8%, 영업이익은 156.5% 늘어난 것이다.
화성산업은 2022년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52.9% 급증했는데 가파른 외형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수익성 개선에도 성과를 냈다.
화성산업 영업이익률은 2021년 6.78%,에서 2022년 2.25%로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4.12% 수준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화성산업은 대구 동아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던 때에는 회사 매출 규모가 7천억~8천억 원 중반대를 보였다. 하지만 2010년 동아백화점 5개 매장과 쇼핑센터 등을 이랜드그룹에 매각한 뒤로 매출이 4천억~5천억 원에 머물러왔다.
이 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화성산업이 수차례의 경제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장했던 것처럼 2023년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는데 실적이 유통과 건설 두 축을 앞세웠던 전성기 때와 가까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게 되면 회장에 오른 지 3년 만에 회사 매출을 두 배 수준으로 올려놓는 셈이 된다.
이 회장은 이미 신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2024년 신규 수주목표를 1조1200억 원으로 제시했다. 2023년 수주금액보다 약 40% 상향한 수치다.
미래 100년 기업을 위한 성장엔진 확보를 내걸고 터전인 대구지역 외 역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수주물량 확대를 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성산업은 1월 충남 천안시 성정동 주상복합 신축공사(1039억 원)를 수주하면서 연초 주택사업부문에서 역외시장 실적을 올렸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관하는 파키스탄 카라치 주거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국제 감축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화성산업은 이 사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공동개발 협약으로 지분 9%를 확보해 탄소배출권 관련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화성산업은 파키스탄 사업을 발판으로 올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환경분야 사업 진출을 적극 타진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화성산업은 2023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43위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1위 건설사인데 매출이 국내 건축사업에 집중돼 있다.
2023년 3분기 기준 화성산업은 건축부문 매출 비중이 83.11%, 분양부문이 9.04%, 기타부문이 4.26%, 토목부문이 3.6%이고 해외매출은 전혀 없다.
해외 환경사업 진출은 사업영토 확장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의미 있는 행보가 될 수 있다.
이 회장의 사업 확장 의지는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난다.
화성산업은 최근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전략실을 전략본부로 승격하고 토목환경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전략본부는 부동산사업 외 신규사업의 발굴과 구체화를 담당한다.
토목환경사업본부 산하에 배치한 환경영업팀에서는 환경분야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한다. 화성산업은 현재 환경분야에서 대구 방천리 매립장시설 시공·운영 실적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탄소배출권, 폐기물 자원화, 재활용 등 친환경에너지분야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화성산업은 이밖에도 서울지사를 대표이사 사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지난해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3단지 아파트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서울에서 6년 만에 사업을 따낸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이 회장은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사업 등 지역 내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도 겨냥하고 있다.
화성산업은 최근 토목환경사업본부 신설에 더해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수주활동 등을 전담할 독립적 태스크포스 조직 ‘TK신공항팀’을 구성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군공항 이전에 11조4천억 원, 대구 민간공항 이전에 1조4천억 원 등 사업비가 모두 12조8천억 원 수준으로 예정돼 있다. 기존 공항부지와 새롭게 건설되는 공항 주변지역 개발사업 계획까지 고려하면 수십조 원 규모의 토목건설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 사업 발주는 아직이지만 국토부 2024년 공항부문 예산에 대구경북신공항 설계비 100억 원이 책정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고 있는 만큼 화성산업을 비롯한 지역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방안 논의, 수주활동 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2025년 착공,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022년 숙부 이홍중 전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하고 화성산업 회장에 취임한 뒤 신사업 투자와 수주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 KCGI와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100%를 공동인수하면서 투자금융업계를 발을 뻗은 데 이어 올해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1972년생으로 화성산업 오너2세 이인중 전 회장의 외아들이다.
이 회장은 2003년 화성산업 동아백화점 마케팅 본부장, 2006년 동아백화점 상무이사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고 2019년 화성산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 뒤 2022년 7월 회장에 취임해 본격적 오너3세 시대를 열었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말 지분승계를 진행해 이 회장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 이 회장은 2023년 12월 아버지 이인중 명예회장으로부터 화성산업 지분 2.96%(30만 주)를 증여받아 회사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화성산업 최대주주였던 이인중 명예회장은 이번 주식 증여로 회사 지분이 11.45%에서 7.91%로 낮아졌다. 이종원 회장의 지분은 7.18%에서 10.14%로 높아졌다.
이 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대응으로 회사의 새로운 성장토대를 마련하고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역외시장과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해가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