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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소재에 치우친 롯데케미칼, 이훈기 업황 부진에 유가 리스크 '이중고'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12-14 15: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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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속에서 유가 상승이라는 리스크에 맞닥뜨리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소재(기초소재사업부문)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이런 구조는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소재에 치우친 롯데케미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17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훈기</a> 업황 부진에 유가 리스크 '이중고'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유가 상승이라는 리스크를 짊어지게 됐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이날 열린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가 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은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에서 생산된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금리인하가 주요 논의 주제였다”며 비둘기파적(긴축 완화) 태도를 보였다.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면서도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4.6%로 내려 잡았다. 내년 2~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유가 상승을 불러온다.

실제로 9월27일 93달러 대를 찍고 하락세를 보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날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전날보다 1.25% 오른 배럴당 69.47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은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 가운데 롯데케미칼에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가 영향을 직접 받는 기초화학소재사업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기 쉬운 구조인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에서 기초소재 사업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7%가량을 차지한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석유화학 ‘톱(Top)2’로 꼽히는 LG화학의 31.1%(석유화학사업부문)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물론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가 차이)가 실적을 결정짓기 때문에 유가 상승만으로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업황이 좋다면 오르는 원가가 제품가격에 반영돼 스프레드 하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업황에 따른 판매가격(제품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석유화학산업의 부진한 업황이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제품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가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신용평가는 ‘불안한 거시환경 속, 국내기업의 신용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이 보고서에서 “중국 중심으로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가 준공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하강(다운사이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높은 기초소재사업 비중 탓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6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사정은 조금 나아졌지만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751억 원을 냈다.

한국기업평가는 앞선 6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등급전망)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려 잡으며 “롯데케미칼은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 심화와 나프타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여파로 2022년, 2023년 1분기까지 실적이 크게 저하했다”며 “(기초)화학사업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피어그룹(비교집단) 대비 실적 저하폭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기초소재에 치우친 롯데케미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17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훈기</a> 업황 부진에 유가 리스크 '이중고'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롯데케미칼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이 사장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및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하면서 이 사장에 기대하는 점을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이라고 짚었다.

즉 기존 기초소재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도 사업다각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초소재사업은 유가 변동을 포함한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고 단기적으로는 가동률 조정 등 한정적 대응만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매출 비중이 3분의 2를 넘나드는 기초소재사업부문의 실적 부진은 이 사장의 롯데케미칼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부문에서 △HD현대오일뱅크 등과의 합작사업(현대케미칼) 및 인도네시아 신규 크래커사업(라인 프로젝트)를 통한 기존경쟁력 강화 △폐페트(PET) 화학적 재활용 사업 및 수소사업을 통한 고부가가치사업(스페셜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계기로 전지(배터리)소재사업부문을 새로 신설하며 배터리소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초소재부문의 신사업인 폐페트 화학적 재활용과 수소사업 분야에서 최근 투자조정이 이뤄졌다. 이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이 사장의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이 사장이 신규 선임된 6일 공시를 통해 내년 6월로 예정돼 있던 울산공장 폐페트 화학적 재활용 시설투자 종료 시점을 2년 반 뒤인 2027년 말로 늦췄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판단이다.

앞서 11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기존 2030년 수소사업 매출목표 5조 원 및 투자규모 6조 원을 매출목표 3조 원, 투자규모 3조 원으로 낮춰 잡기도 했다. 이를 놓고 롯데케미칼은 ‘정부 정책에 따른 투자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투자 관련 조정들이 있었지만 이는 축소가 아닌 속도 조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방향성은 변함없다”며 “2030년 폐플라스틱 재활용 제품 판매 100만 톤 목표는 여전하고 2035년 수소 180만 톤 공급목표는 오히려 이전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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