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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총알의 왕국' 류진 풍산 회장, 전투 드론과 2차전지 소재 키운다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lordsami@businesspost.co.kr 2023-12-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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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K-방산의 위상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대형 방산기업들 뒤에서 알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풍산그룹이다.

풍산은 현재 우리나라 군대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총탄을 생산하고 있는 전통의 방산 명가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전세계적으로 포탄이 부족해지면서 풍산그룹의 실적과 주가가 계속 뛰어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풍산의 방산 부문 매출액은 452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폴란드 정부에서는  폴란드에 포탄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풍산의 방위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은 바로 류진 회장이다.

류진 회장은 창업주인 아버지 류찬우 전 회장에 이어 20여 년째 풍산을 이끌고 있다.

류진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새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늘은 K방산의 숨겨진 영웅이자 한경협의 새로운 수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 동전 만들던 풍산그룹, 박정희 제안으로 방산에 뛰어들다

1968년에 설립된 풍산그룹은 동파이프, 동합금 제품 등을 만드는 신동사업으로 출발했다.

신동사업의 대표 제품은 소전, 즉 반제품 상태의 동전인데 현재 풍산은 전 세계 소전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단순해보이지만 소전을 제조하는 데에는 고난도의 구리 합금기술이 필요하다. 풍산이 방위산업에 진출하게 된 것 역시 바로 이 합금기술 덕분이었다.

류 회장은 류성룡 선생의 13대손으로, 풍산이라는 기업명 역시 풍산 류씨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풍산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3년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활약했던 것처럼 풍산도 자주국방을 위해 힘써달라”며 방산 진출을 권유했다.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랐던 창업주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방산에 뛰어든 풍산은 합금 기술을 바탕으로 소구경 총탄과 박격포탄, 곡사포탄 등 국군이 쓰는 탄약 전 품종을 국산화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로 성장했다.

2000년 류진 회장이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풍산은 ‘총알의 왕국’으로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다. 

과연 총알의 왕국을 만든 류진 회장의 전략은 어떤 것이었을까?

◆ ‘총알의 왕국’ 만든 류진 회장의 전략, 해외시장 개척과 인맥 활용
   
첫 번째는 적극적 해외시장 개척이다.

류진 회장은 취임 후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 정도로 수출 판로 확대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수출 다변화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류 회장의 노력 덕분에 2007년 17개였던 방산 수출국가는 현재 60개까지 늘어났다. 또한 수렵, 스포츠 경기에 쓰이는 스포츠탄은 자체 브랜드를 통해 미국에 진출해 현재 미국 스포츠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톱3 브랜드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류진 회장의 마당발 인맥도 큰 역할을 했다. 류 회장은 선대 회장부터 다져놓은 글로벌 인맥, 특히 미국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를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 등이 모두 류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의 왕국을 만든 두번째 비결은 바로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류진 회장은 지난 2011년에 자체 방산기술연구원을 설립하고 R&D 투자에 힘을 써왔다.

지능화, 정밀화되는 군용탄 시장의 트랜드에 맞게 첨단 탄약 개발에 주력한 것인데, 덕분에 소총용 소구경탄으로 시작한 사업을 현재는 곡사포용 155mm 대구경탄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풍산은 재래식 탄약 뿐 아니라 전차와 병력을 동시에 제압하는 이중목적탄, 유도무기에 쓰이는 스마트탄, 한국형 구축함에 사용되는 골키퍼탄까지 그야말로 총탄에 있어서는 못 만드는 것이 없는 회사가 됐다.

풍산은 탄약 생산의 수직계열화, 자동화 투자를 통해 대량생산 경쟁력도 대폭 끌어올렸다. 최근 폴란드 정부가 풍산에게 총탄공장 설립을 요청한 것도 이런 대규모 생산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회장이 그리는 풍산의 미래, 전투 드론과 2차전지 소재

그렇다면 류진 회장이 그리는 풍산의 미래 비전은 무엇일까?

류 회장은 최근 2030년까지 글로벌 톱50위 방산업체로 진입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신형탄, 드론 개발 등에 약 1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전투드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기갑부대를 물리치는 데 기여하면서 새로운 무기체계로 각광받고 있다. 

풍산은 자체개발한 탄약 투하 드론을 국방부와 함께 수정보완해가고 있다. 이 전투드론은 배낭에 넣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고 살상 반경이 25m에 달해서 전술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특히 앞으로 전투드론이 각 분대 단위로 배치될 예정인 만큼 풍산의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인 신동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최근 풍산은 2차전지 소재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차전지 주요부품인 리드탭 시장에서 2030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풍산은 그동안 계열사를 통해 리드탭 원소재 생산 사업을 해오면서 미국과 국내외 전기차 업체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또 최근에는 국내 리드탭 제조사 넥스포를 인수하면서 소재부터 완성품 제조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 

류 회장은 앞으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최적화된 리드탭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류 회장은 한경협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라며 “이 길을 개척하는데 한국경제인협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풍산은 기업보국 정신으로 출발해 탄약 국산화를 실현한 회사다. 풍산을 성장시켰듯이 앞으로 한경협 회원사들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면서 나라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한경협이 과거 위상을 찾고 재계의 싱크탱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풍산이 글로벌 50위 방산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류진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기획제작 :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 촬영 : 김원유, 김여진 / 진행 : 윤연아 / 출연 : 허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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