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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중국서 EV5로 7년 만에 '권토중래', 송호성 전기차 대중화 전략 시동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12-01 16: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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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중국서 EV5로 7년 만에 '권토중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송호성</a> 전기차 대중화 전략 시동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10월12일 경기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가동하며 7년여 만의 현지 시장에서 '권토중래'를 노린다.

1일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가스구에 따르면 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1월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아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EV5가 장쑤성 옌청시 생산라인에서 출고됐고 동시에 글로벌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V5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다. 중국산 EV5는 스탠다드 2륜구동(530라이트 에디션)과 롱레인지 2WD(530에어 에디션)·4륜구동(530랜드 에디션) 등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스탠다드 트림은 중국 BYD의 64.2kWh(킬로와트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160kW(킬로와트) 전기 모터를 탑재하고 1회 충전으로 중국 CLTC 기준 530km를 주행할 수 있다. 롱레인지 트림은 88.1kWh 배터리를 달고 72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EV5의 가격이다. 중국에서 EV5 기본모델의 시작 가격은 14만9800위안(약 2700만 원)으로 사전계약 당시보다 1만 위안(180만 원)을 낮춰잡았다.

이는 올해 누적 기준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테슬라 모델Y 기본모델의 현재 시작가격 26만6400위안(약 487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로 과거 중국 시장에서 영광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기아는 2016년만 해도 중국에서 연간 65만여 대를 판매했지만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인해 이듬해인 2017년 1년 만에 판매량이 36만여 대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기아의 중국 판매실적은 9만5천 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기아가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한 6년여의 기간 동안 중국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전기차시장 규모는 2016년 연간 판매 40만 대 수준에 그쳤으나 2022년 5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전기차가 많이 팔린 유럽 전기차 판매량(162만 대)의 3배가 넘는 규모로 같은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3%에 해당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송 사장은 올 8월 EV6, 최근 EV5를 중국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는 플래그십 SUV 전기차 EV9를 현지에 출시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2025년 엔트리급 SUV, 2026년 프리미엄 세단, 2027년 중형 SUV 등 전기차 신차를 해마다 출시해 모두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중국 시장에서 구축하는 전략을 펼친다.

정치적 격랑 속 추락을 거듭하던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를 앞세워 7년 만에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이다.
 
기아 중국서 EV5로 7년 만에 '권토중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송호성</a> 전기차 대중화 전략 시동
▲ 기아 EV5.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자동차업계에선 기아가 오랜 부진을 단기간에 뒤집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의 전기차 내수시장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한 BYD, 상하이GM우링(SGMW) 등 자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해외 브랜드는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단단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선 현지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다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 역시 10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은 서둘러서도 안되고, 서두를 이유도 없고, 서두를 생각도 없다"며 "중국은 더 이상 내려갈 게 없는데 11월 EV5 출시부터 진행해 전기차(EV) 판매채널 강화를 실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는 2030년까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연간 45만 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 중 40%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아에 있어 중국 자동차시장은 외형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춘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송 사장은 앞서 3월 중국 'EV데이'를 열고 "가장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기아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혁신적인 전기차 모델과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높은 기대치를 가진 중국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전기차(EV) 티어1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중국을 시작으로 낮은 가격대의 보급형 전기차를 선제적으로 글로벌시장에 내놓고 본격화할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송 사장은 10월 '기아 EV 데이'에서 "글로벌 전기차시장은 여전히 얼리 어댑터(신제품 정보를 먼저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군) 중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대중화시대로 가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EV3, EV4, EV5 등 중소형 모델의 경우 3만5천~5만 달러(약 4500~6500만 원) 가격에 출시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소비자의 우려에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EV3를, 내년 연말 EV4를 국내에서부터 출시한다. EV5는 광주1공장에서 생산해 2025년 상반기에 한국 땅을 밟는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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