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2023-12-01 11: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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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부산 남구 정치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남구는 인구가 단일 선거구인 동래구보다 적어져 합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남구갑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부산 남구을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구의 주인 자리를 두고 건곤일척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 (사진 왼쪽부터) 내년 총선에서 부산 남구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
다만 양자대결로 선거구도를 좁히기에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등 유력 여권 인사의 출마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북항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남구의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남구갑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남구을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합구를 전제로 재선에 도전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 의원은 초선, 박 의원은 재선 의원이다.
남구갑과 남구을의 합구 향방은 아직 명확하진 않으나 두 현역 의원의 활동 반경을 보면 합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의원은 이미 각 지역구인 남구 갑·을을 넘어 남구 전지역에서 이뤄지는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영 의원은 부산 남구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하버드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버지니폴리테크주립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의원은 제29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30여 년 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고 김문수·남경필 지사 시절 경기도청에서 요직을 맡기도 했다. 20대 총선에서 수원정에 출마해 낙선한 뒤 21대 총선에서 부산 남구갑에서 당선됐다.
박재호 의원은 부산 동래구 출신으로 부산외국어대학 불어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 의원은 서석재 신한민주당 의원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김영삼정부 때 청와대 인사재무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제16대 총선에서 노무현 후보 캠프에 합류해 민주당계 정당으로 이적했고 2003년 대통령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박 의원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부산 남구을 선거구에 출마해 세 차례 낙선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들 외에도 부산 남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인물들은 적지 않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쪽에서 주진우 대통령실 법무비서관, 장영수 부경대학교 총장, 진남일 전 부산시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떠오른다.
주진우 비서관은 부산 남구에 위치한 대연고등학교 출신이다. 주 비서관은 남구 옆 지역구인 수영구 출마설도 나오지만 명분상 남구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더욱이 수영구 현역인 전봉민 의원이 최근 부산시당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주 비서관이 수영구 대신 남구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진우 비서관의 고향은 경남 진주지만 강성 친윤인 박대출 정책위원장과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자리잡고 있어 고향 출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부산 지역총선 단골 후보군인 장영수 부경대학교 총장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경대학교는 남구에 위치한 국립대학교로 남구 지역 경제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핵심 자원으자 남구의 젊은 유권자 표심에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 갈등 여파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진남일 전 부산시의원도 무소속으로 남구에서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재범 전 남구청장, 이강영 남구갑 지역위원장 등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재범 전 남구청장은 최근 출범한 기본사회 부산 상임대표를 맡으며 총선 출마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구청장은 직을 수행하면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영 남구갑 지역위원장 역시 남구갑·을이 합구가 돼도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영 지역위원장은 제7·8대 남구의원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국민주권 부산선거대책위원회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 (사진 왼쪽부터) 내년 총선에서 부산 남구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장영수 부경대학교 총장, 박재범 전 남구구청장, 이강영 남구갑 지역위원장.
부산 남구갑은 보수 후보가 진 적이 없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구다. 박수영 의원 전까지 김정훈 의원이 내리 4선을 역임했다. 그 전에는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당선되기도 했고 16대 총선에서 합구됐을 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거쳐갔다.
부산 남구을도 용호1동을 중심으로 한 부촌이 형성되고 주민 평균연령대가 높아 마찬가지로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김무성 전 대표가 15대부터 18대까지 당선됐던 곳으로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을 맞았을 시기에도 지지세가 굳건했다.
하지만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수 끝에 현역 의원이었던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부촌이었던 용호1동에서 박재호 후보가 2219표차 승리를 거뒀는데 당시 신도시·뉴타운 열풍에 편승해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대 총선에서는 당을 바꾼 이언주 미래통합당 후보가 재선 지역구였던 광명을 대신 이곳을 선택해 나왔지만 박재호 의원에게 패했다. 5번이나 출마하면서 지역밀착형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오랫동안 지속한 덕분에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낙동강 벨트가 아닌 동부산 지역 재선 의원이 됐다.
앞서 남구가 갑을이 아닌 하나의 구로 선거를 치른 16대 총선에서는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66.93%를 득표하며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그러나 현재의 남구 지형은 16대 총선 당시 상황과 많이 다르다. 물론 보수정당이 여전히 우위에 서있다고 볼 수 있지만 2018년 남구구청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을 배출한 적도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3월 대선 때 부산 남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59.17%,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37.42%의 표를 각각 줬다. 6월 지방선거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남구에서 65.76%로 변성완 민주당 후보(32.96%)를 따돌렸다.
다만 남구청장 선거에선 오은택 구청장이 57.92%, 박재범 민주당 후보가 42.07%를 득표해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한 점이 총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엑스포 로드맵에 포함된 북항재개발 계획이 남구의 주요 사업이기 때문이다.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은 내년 7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항 주변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도심 인프라도 개발될 예정이라 남구도 북항재개발 사업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부산엑스포 유치가 불발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