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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보다 강력해진 정부의 상생금융 시즌2 압박, 4대금융 대응책 '전전긍긍'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11-08 14: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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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보다 강력해진 정부의 상생금융 시즌2 압박, 4대금융 대응책 '전전긍긍'
▲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4대금융이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과 ‘갑질’ 발언 이후 은행을 향한 상생금융 압박 강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현재 추가 상생금융 방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은 물론 이미 추가 방안을 발표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까지 4대 금융그룹 모두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추가 상생금융 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거듭하며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규모나 발표시기 등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최근 은행을 향한 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 발언 이후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침묵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미 추가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고 우리금융은 공식자료를 내고 임종룡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추가 지원 방안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상생금융 방안 마련과 관련해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고려사항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이번 상생금융 압박을 연 초와 구분하기 위해 시즌2라 부르고 있는데 그 사이 KB금융은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사실상 2023년 리딩금융 복귀를 확정했다.

상생금융 시즌2를 맞아 하나금융이 가장 먼저 1천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고 곧바로 신한금융이 이보다 50억 원 더 많은 1050억 원을 추가 상생금융 방안으로 확정한 상황에서 리딩금융 타이틀을 쥐고 있는 KB금융으로서는 지원 규모가 고민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시즌1보다 강력해진 정부의 상생금융 시즌2 압박, 4대금융 대응책 '전전긍긍'
김주현 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원장이 6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KB금융이 회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일 수 있다.

KB금융은 17일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상생금융 지원이 대규모로 장기간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새로운 회장 체제 아래서 발표되는 점이 정책의 일관성, 추진 강도, 지속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미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김주현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추가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사실상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발표한 방안을 보면 소상공인, 중소법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자 감면이나 캐시백, 상환유예 등을 통한 지원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에서는 현재 많은 이자수익을 내고 있는 은행의 상황을 더욱 비판적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회에서는 은행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고 금융당국은 은행재단 설립 가능성까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금융을 바라보는 주체들의 시각 차이가 큰 만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이자 감면이나 상환유예 수준을 넘어서 더 큰 차원의 ‘통 큰’ 지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우리금융 역시 쉽사리 지원 규모를 발표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와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동시에 맞추는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외 계열사의 지원 방안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은 이전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은행뿐 아니라 주요 비은행 계열사도 상생금융 확대 방안을 면밀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4대 금융 가운데 상대적으로 비은행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가 상생금융 시즌2에 동참하는 일은 부담일 수 있다.

우리금융보다 비은행사업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은행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가 함께 추가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과적으로 추가 방안은 은행만 발표했다.

 
시즌1보다 강력해진 정부의 상생금융 시즌2 압박, 4대금융 대응책 '전전긍긍'
▲ (초록색 옷 왼쪽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광장시장 내 한 노점에서 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1천억 원 규모의 추가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하나금융그룹>

4대 금융그룹이 당분간 별다른 추가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지 않고 김주현 위원장과 지주 회장의 만남이 예정된 16일까지 침묵할 가능성도 나온다.

아직 상생금융과 관련한 정부의 최종 종착점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당국의 의중”이라며 “각 그룹의 개별 대책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 방안보다는 당국과 소통하면서 지원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그룹은 올해 초 ‘은행은 공공재다’, ‘은행이 이자장사를 통해 돈 잔치를 벌인다’는 윤 대통령의 비판 이후 잇따라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며 바짝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3분기가 지난 시점 또 다시 순이익 확대, 고연봉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의 대상이 됐고 10월30일 국무회의와 11월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각각 나온 윤 대통령의 ‘종 노릇’과 ‘갑질’ 발언으로 상생금융 시즌2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주현 위원장과 이복현 원장도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지속해서 은행을 향해 상생금융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은행의 이자수익은 60조 원 가량으로 역대 최고 수준일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은행권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큰데 어떤 혁신으로 이런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전날 청년·취약계층 민생현장 점검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조금 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며 “방법론은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한다. 16일 금융지주 회장과 만나 상생과 관련해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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