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회사 창립 11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삼성바이오에스피는 올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를 미국에 내놓으면서 초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1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초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개발명 SB5)가 의약품 공시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이 미국 진출 초기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하드리마 고농도의 의약품 공시가격(WAC)을 1038달러 책정해 오리지널 신약 대비 가격이 85%저렴하다. 반면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의 WAC는 6576달러로 할인률이 5%에 그친다.
고 사장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9년 10월 국내 매체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유럽 못지않게 급격히 빠른 시간 내에 미국시장에 확산할 것이다"며 "1년 이내에 미국 휴미라 시장의 60~70%를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의약품의 가격에는 크게 제약사가 결정하는 의약품 공시가격인 WAC와 공시가격에서 리베이트, 할인 등이 반영된 실제 판매가격의 평균ASP로 나뉜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모두 피하주사제형인 만큼 약재급여관리기관(PBM)의 처방집 등재가 중요한 만큼 WAC 책정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리베이트나 보험환급가격 등이 모두 WAC를 기준으로 결정돼 WAC 책정이 약재급여관리기관과 보험사 수익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휴미라는 미국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만큼 경쟁도 물론 치열하다.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애브비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지난해 기준 약 27조 원 규모가 팔렸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시장 비중이 88%, 24조1208억 원로 집계됐다.
실제 이 시장을 노리기 위해 삼성바이오에스피뿐 아니라 암젠과 셀트리온, 코헤러스, 베링거인겔하임, 비아트리스, 산도즈, 프레제니우스카비 등 8개 업체가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하지만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갖춘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즈, 셀트리온 3곳에 그친다.
▲ 하드리마 제품 사진.
고농도 제형으로 기존보다 적은 투여량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통증을 유발하는 구연산염이 제거돼 환자 편의성 개선에 기여한다. 더구나 고농도 제형은 미국 휴미라시장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애브비가 시장 방어를 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들이 침투하기는 만만치 않다.
실제 7월 처방 데이터 기준으로 애브비의 휴미라 점유율은 99%로 집계됐다. 이어 암젠의 암제비타가 0.9%, 삼성바이오에스피 하드리마가 0.1%로 집계됐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격적 WAC(도매가)를 앞세워 개별 보험사 및 기타 PBM(약제급여관리기관)의 처방집 등재를 따내며 선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진출이 쉽지 않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초반에 선전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실적이 순항하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 하드리마 판매도 우선 순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693억 원을 거뒀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8%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9463억 원을 거뒀다는 점에 비춰보면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하드리마 판매가 순조롭다면 1조 원을 넘길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출시한 제품의 매출 확대를 위해 현지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수 년간 유럽 시장에서 쌓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기 시장 진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