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영업이익 1조’ 먹구름, 이구영 미국 태양광 증설 앞당겨 정면돌파

▲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증설을 앞당겨 실적 부진의 정면돌파를 추진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이 주력인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 탓에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이라는 상징적 성적표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맡고 있는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에는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사장은 미국 대규모 투자 계획 일부를 앞당기며 태양광 사업 부진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최대주주인 REC실리콘이 올해 말부터 미국 공장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그 뒷배경에 깔려 있다.

1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증권업계의 한화솔루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9117억 원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가 1조650억 원이었는데 1조 원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 1조 클럽' 진입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에서 이 사장의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른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상황에서 한화솔루션이 기초 석유화학이 아닌 태양광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다면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에는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컸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조 원에 살짝 못 미치는 영업이익 9662억 원을 거뒀다.

그러나 태양광 모듈 판매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2분기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리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가는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췄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 1941억 원을 내며 1분기 영업이익(2714억 원)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1분기에 영업이익 2450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는데 2분기에는 영업이익 1380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한화솔루션 ‘영업이익 1조’ 먹구름, 이구영 미국 태양광 증설 앞당겨 정면돌파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는 7월17일 공개된 한화저널의 '한화 CEO 인터뷰 시리즈에 출연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한화솔루션 '솔라허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한화저널>

이는 2분기에 제품 판매가격은 하락했지만 원재료 가격은 하락하지 않은 탓이다. 이런 수익구조는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화솔루션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평균 와트(W)당 0.25달러에서 올해 2분기 평균 와트당 0.21달러로 떨어졌고 7월에는 평균 와트당 0.15달러까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웨이퍼 가격은 2분기 중반 즉 5월까지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웨이퍼 가격 변동이 원가에 반영되는 시차는 3개월가량이다. 최소 9월 이전까지는 여전히 낮아진 모듈 가격에 높은 원가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7월2일 한화솔루션 2분기 실적발표 뒤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15개 증권사 가운데 13개에 이르는 증권사는 한화솔루션 목표주가를 내려잡기도 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과 고가 원료 투입 영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태양광 기업들의 증설 마무리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태양광 모듈 사업 고비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태양광 모듈 사업의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대규모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허브’ 건설의 일부 계획을 앞당긴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생산능력 확대 전략에는 오히려 힘을 실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 솔라허브는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연간 생산능력 3.3GW(기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공장을 구축하는 것과 현재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연간 모듈 생산능력을 1.7GW에서 5.1GW로 늘리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이 사장은 달튼 공장의 모듈 증설 계획을 앞당겼다. 
한화솔루션 ‘영업이익 1조’ 먹구름, 이구영 미국 태양광 증설 앞당겨 정면돌파

▲ 한화솔루션 미국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개요.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달튼 공장의 연간 모듈 생산능력을 1.7GW에서 3.1GW로 늘리는, 1.4GW의 증설을 상반기 마무리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나머지 2GW의 증설은 당초 올해 말 완료해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이 증설 완료 시점을 올해 3분기로 앞당긴 것이다.

카터스빌 공장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달튼 공장 증설분의 조기 가동은 당장 올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태양광 부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규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모듈에는 와트당 7센트의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수취 규모는 올해 1분기 229억 원, 2분기 280억 원에서 3분기 358억 원, 4분기 513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사장이 태양광 제품 생산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향후 원재료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높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11월과 지난해 3월 2차례에 걸쳐 노르웨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 지분을 매입해 REC실리콘 최대주주(21.34%)에 올랐다.

REC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 올해 말부터 연간 1만6천 톤 규모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REC실리콘이 올해 말부터 생산할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자체 태양광 제품 생산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한화그룹 소식지 한화저널의 CEO 인터뷰 시리즈에 출연해 “솔라허브 프로젝트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라며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완성품인 모듈까지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의 5단계를 모두 완성하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