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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중단에 여가부 장관 김현숙 문책론 부상 가능성, 향후 가시밭길 예상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08-08 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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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파행을 빚으면서 대회 운영을 맡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폭염, 해충 등 예상됐던 문제에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김 장관의 ‘무능’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기에 주무부처 장관이자 잼버리 조직위원장인 김 장관의 발언과 정부 대응이 엇박자를 내기도 해 김 장관이 범정부 대응라인의 중심축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잼버리 중단에 여가부 장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851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현숙</a> 문책론 부상 가능성, 향후 가시밭길 예상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퇴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전부터 개각 대상으로 거론돼왔는데 이번 잼버리 대회 실패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세계스카우트 대원들의 새만금 야영장 전원 철수에도 남은 일정을 잼버리 행사로서 잘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잼버리는 계속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에 흩어진 상황을 잼버리 대회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새만금에서도 다양한 문화체험이나 영지 외 프로그램을 많이 갖고 있었다"며 "영지 외 프로그램이 대한민국 전체로 넓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하면서 야영지에 남아있던 각국 참가자들은 이날 버스를 타고 수도권 등 전국 각지로 이동했다.

김 장관은 7일 브리핑에서 잼버리 대원들의 철수와 관련해 “8일 오전 10시부터 버스 1천 대 이상을 동원해 156개국 3만 6천여 명의 대피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및 민간 교육시설 등을 (숙소로)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직위가 잼버리 대원들의 조기철수에 따른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강남구, 송파구, 강서구, 서초구, 노원구 등은 전날 오후 주민들에게 ‘가정 홈스테이’를 찾는다는 공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이 잼버리 대회 전반에 걸쳐 미흡한 대처를 보이면서 정부의 운영 능력을 향한 의심을 키웠다는 평가가 많다. 잼버리 대회 운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할 김 장관은 대회기간 동안 허둥대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원 철수에 따른 안전 대책을 질문받자 “오전 중에 회의를 하고 오후 브리핑에 답하겠다”며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K팝 콘서트의 전주 월드컵 경기장 개최로 갑자기 바뀐 K-리그 일정에 대해서도 “전라북도가 할 얘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답답한 발언이 이어지자 한 기자가 김 장관을 향해 “오후에는 완벽하게 준비해서 오라”며 질타하기도 했다.

김 장관이 여성가족부 장관임에도 잼버리 대회도중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점을 두고도 비판 여론이 많다.

김 장관은 6일 브리핑에서 잼버리 야영장에서 불거진 성범죄 의혹에 관해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대상자들을 분리조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태가 커지자 하루 뒤인 7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조치 됐고 경찰이 추가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성범죄 의혹에 ‘경미한 사안’이라고 발언했던 것을 두고 “성범죄가 경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 건조물 침입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경미한 것으로 봤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키웠다.

김 장관은 잼버리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K팝 콘서트 개최와 관련해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K팝 콘서트는 당초 6일 새만금 야영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11일로 미뤄졌으며 장소도 전주 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김 장관은 7일 오전까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태풍 카눈이 새만금을 비롯한 전북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연 장소가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으로 또 다시 바뀌었다.

잼버리 대원들의 조기철수 및 K팝 공연장소 변경은 태풍을 우려한 세계스카우트연맹 측의 요청과 윤석열 대통령의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계획) 지시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7일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컨틴전시 플랜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밝혔지만 김 장관의 이름은 없었다. 이 때문에 주무부처 장관인 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컨틴전시 플랜 논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잼버리 스카우트 전원 조기 철수가 확정된 데 이어 새만금 야영장도 폐쇄 수순을 밟게 되면서 이번 잼버리 대회는 사실상 도중에 중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행사를 마무리한 뒤에 이렇게 된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잘잘못을 가리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잼버리 중단에 여가부 장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851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현숙</a> 문책론 부상 가능성, 향후 가시밭길 예상
▲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을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을 태우기 위한 버스들이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형 주차장에 집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당장 잼버리가 폐막된 이후 각국 참가자들이 우리 정부에 항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1인당 100만 원 넘는 참가비를 납부한 상태인데 일정 중단과 관련해 향후 귀책사유를 따져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천억 원이 넘는 잼버리 관련 예산 대부분을 김 장관 취임 이후 집행한 만큼 예산의 부실 집행을 둘러싼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은 1170여억 원이다. 이 가운데 74%인 869억 원이 조직위원회 운영비로 잡혔다. 조직위는 2021년 96억 원, 2022년까지 누적 246억 원을 썼고 2023년에만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인 527억 원을 사용했다.

여가부와 전라북도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이유로 90여 건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새만금 잼버리 예산을 도대체 어디다 투입했는지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국민의 어떤 분노가 일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그동안 꾸준히 개각 대상으로 거론돼왔는데 이번 잼버리 사태로 정부 내 입지는 물론 향후 거취를 장담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장관의 미흡한 대회 운영이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보여줬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잼버리 실패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여성가족부 감찰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여권 일각에서는 잼버리 실패에 대한 김 장관 질책론이 커지자 여가부 폐지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가부가 없어졌으면 대회도 훨씬 잘 됐을 것"이라 주장했다.

반면 야권은 김 장관을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여가부 폐지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정의당은 7일 논평에서 “김 장관은 잼버리 행사 기간 내내 정부의 총체적 부실을 일일브리핑하는 허수아비 장관이 되었다”며 “그러나 말 그대로 정부의 전방위적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일 뿐 여가부 폐지론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논의를 구분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도 이날 논평에서 "김현숙 장관과 윤석열 정부가 세워 놓았다던 폭염과 태풍 대책은 무엇이었느냐"며 "숙소를 구하느라 난리가 벌어지고 공연장소가 하루 사이 2번이나 바뀌는 촌극을 보며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할 말을 잃는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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