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16년 만에 본격적인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18일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를 위한 계획을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6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한 뒤 같은 날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18일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를 위한 계획을 밝혔다. |
자발적 신청을 통해 증시에서 상장폐지 되려면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 등이 지분의 95% 이상을 들고 있어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 등이 앞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96.09%를 확보한 바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증시를 떠날 준비를 이어가게 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 임플란트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꾸준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날 기준 상위 10개 종목 안에 들어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연초 역대급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겪게 됐다. 당시 한 직원이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하면서 오스템임플란트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주식거래가 100여 일 가량 정지되기도 했으나 상장은 유지됐다.
횡령사건이 마무리 된 이후에는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펀드 KCGI(케이씨지아이)가 횡령사건을 계기로 주주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KCGI는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의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국내 대형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UCK가 참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들은 공개매수를 위해 주당 역대 최고가인 19만 원을 제시했고 최 회장과 KCGI 등이 참여하면서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단순히 최대주주 지위에 머무는 걸 넘어서 상장폐지에 나서기 위해서는 9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투자에 필요한 자본규모도 커지게 된다.
UCK 컨소시엄은 ‘공개매수 이후 상장폐지’를 위해서 2조 원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기준 최대 규모 공개매수이기도 하다.
사모펀드 기업이 이처럼 큰 규모로 투자해 상장폐지에 나선다는 것은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와 잠재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상장폐지 전략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경영에 간섭을 적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기업 가치를 올려 다시 시장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인수 이후 기업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매각에 도움이 되는 경영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사는 주요사항에 대한 공시의무를 지지 않고 소액주주 등 외부 간섭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기업 매각 등도 큰 저항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며 고배당을 실시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발적 상장폐지는 대개 해외 법인이 국내증시에서 철수하는 경우 혹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서 기업을 인수한 경우 나타났다. 앞서 맘스터치, 태림페이퍼 등 기업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로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왔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에 남은 소액 주주는 3.9% 가량으로 집계된다. 이들은 정리매매 기간 중 지분을 정리하거나 상장폐지 이후 장외주식거래 혹은 배당금 투자수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22일 오후 2시15분 현재 전날보다 1200원(0.64%) 내린 18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스엠임플란트는 앞서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 후 정리매매매 기간 동안 일정 기간(6개월 예상) 소액주주들로부터 그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