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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S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진척 더뎌, 친환경 전환에 부담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4-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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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S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진척 더뎌, 친환경 전환에 부담
▲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이 비용 증가와 사업 지체 문제에 직면하면서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는 추형욱 SKE&S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SKE&S >
[비즈니스포스트] SKE&S가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에서 현지 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 가능성과 주민 수용성 부족에 따른 사업 지체에 직면했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은 추형욱 SKE&S 대표이사 사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액화천연가스(LNG)사업 저탄소화 및 수소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추 사장으로서는 친환경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데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E&S와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공동투자한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는 이 가스전을 둘러싼 상황이 사업 추진에 여러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호주 북부에 위치한 해상 가스전으로 현재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만 7천만 톤이 넘는다.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량인 4천만 톤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산토스가 이 사업 지분 50%, SKE&S가 37.5%, 일본 발전기업 제라가 12.5%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사업자들은 가스전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제거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을 활용해 바로사 가스전에서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호주 정부의 규제가 난관으로 떠올랐다.

호주에서는 올해 7월1일부터 발효될 ‘세이프가드 메커니즘(Safeguard Mechanism)’ 개정안이 3월30일 의회를 통과해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세이프가드 메커니즘은 기후 변화, 에너지, 환경 등과 관련한 제도를 규정한 것으로 이 개정안에 따르면 연간 1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일정 사업에서는 사업 시작부터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춰야 한다. 바로사 가스전의 LNG사업은 이 개정안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케이스 스펜스 산토스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각)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호주의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의무가 커졌다”며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추가되지 않아 호주 산업과 소비자의 탈탄소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호주 환경단체 ECNT(Environment Centre NT)는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 통과 직전 보도자료를 통해 바로사 가스전에서 연간 543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온실가스 제거에 최소 1억9800만 달러(약 2570억 원)에서 최대 4억700만 달러(약 5280억 원)가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SKE&S는 바로사 가스전에서 연간 2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당초 사업 계획이 탄소 포집을 통해 LNG를 생산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E&S 관계자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나올 탄소를 모두 포집해 저장하는 CCS 기술을 적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E&S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진척 더뎌, 친환경 전환에 부담
▲ 호주 해상의 바로사 가스전에서 추출된 천연가스는 육상의 `다윈 LNG` 액화플랜트로 운송되고 여기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을 통해 저탄소 LNG로 탄생한다. 포집한 탄소는 바유-운단 저장기지에 저장된다. < SKE&S >
추형욱 사장이 맞닥뜨린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또 다른 문제는 사업 진행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바로사 가스전 채굴을 위해 필요한 시추작업은 원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라 중단됐다.

바로사 가스전 인근 호주 북부 티위섬 원주민들은 지난해 6월 바로사 가스전이 자신들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 각각 원주민 측이 승소했다.

이와 관련해 스펜서 의장은 “지난해 법원은 바로사 가스전사업을 위한 당국의 승인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현재 시추 활동에 관해 다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뿐 아니라 SKE&S가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블루수소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E&S는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충남 보령LNG터미널에 세계 최대인 연산 25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블루수소는 CCS 기술을 활용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한 청정 수소다.

SKE&S는 2025년부터 바로사 가스전에서 들여올 LNG로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를 가동한다.

SKE&S는 바로사 가스전에서 도입할 연간 130만 톤가량의 LNG로만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를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사업이 미뤄지면 자연스럽게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가동도 미뤄질 수 있다.

다만 SKE&S는 바로사 가스전의 차질 없는 사업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2025년 저탄소 LNG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추 사장에게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비용 부담을 넘어서 추 사장이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그린)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사장은 SKE&S의 4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4대 사업으로 LNG,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을 꼽았다. 특히 ‘저탄소 LNG사업으로의 전환’과 ‘수소 사업 확대 및 신시장 개척’을 4대 사업 가운데 핵심으로 삼고 있다.

추 사장은 SK그룹이 2020년 말 신설한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의 초대 단장을 맡아 지금까지 SK그룹의 수소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SKE&S도 수장인 추 사장의 역할처럼 SK그룹 수소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SKE&S는 친환경 포트폴리오로 전환에 속도를 높여 2021년 기준 7조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2025년 35조 원으로 5배가량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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