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왕나비 급감, 미국 서부에선 99.9% 사라져 "농업에 여파"

▲  기후변화로 미초아칸 등 멕시코 중서부 지역의 제왕나비 서식지가 크게 감소했다. <로이터통신 동영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멕시코 중서부 지역의 제왕나비 서식지가 크게 감소하면서 농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시각 26일 워싱턴포스트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멕시코 중서부 지역 미초아칸 제왕나비 보호구역에서 서식지 감소 현상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나비의 개체 수는 나비가 나뭇가지에 모였을 때 그들이 차지하는 면적으로 계산하는데, 보도에 따르면 제왕나비가 모이는 면적은 1년 만에 0.028제곱 킬로미터(㎢)에서 0.02㎢로 줄었다. 즉, 8천 제곱미터(㎡) 면적을 차지할 정도의 나비들이 감소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기후변화로 멕시코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서부 해안에서 제왕나비 서식지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서부에선 30여 년만에 999만8천 마리 이상, 99.98%가 사라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미국 서부에 서식하는 제왕나비 개체수가 “1980년 대 1천만 마리였지만 2021년에는 1914마리로 줄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제왕나비는 기후에 잘 적응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후변화로 벌목현상이 심해지고 겨울철 서식지가 망가지면서 생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왕나비는 지난해 국제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 목록에 등록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왕나비의 서식지 복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농업식량 생산의 80%가 제왕나비와 같은 수분 매개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기금(WWF) 멕시코 총 책임자인 조르주 리카드는 “제왕나비 서식지 복원은 단지 한 종이 아니라 자연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이동현상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제왕나비를 도울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