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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아시아계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양자경, "절대 포기 말라"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13 15: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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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아시아계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양자경, "절대 포기 말라"
▲ 배우 양자경이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배우 양자경이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 100년 만에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양자경(량쯔충, 영어명 미셸 여)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흰 드레스를 입은 양자경은 오스카 트로피(아카데미 트로피 명칭)를 한 손에 들고 “오늘밤 시상식을 보고 있는 전 세계 소년소녀들에게 이번 수상은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 준 것과 다름없다”며 “(제 여우주연상 수상은) 꿈을 크게 가지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증명”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어서 “모든 여성들이여, 당신들의 전성기가 지나갔다고 말하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말 것”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고 외쳤다. 

아시아계 여성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경우는 과거에 있었다.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한국 배우 윤여정씨가 2021년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그러나 여우주연상 수상은 백년에 이르는 아카데미상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다. 

양자경이 수상소감을 여성을 향한 헌사로 끝낸 것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숨을 한번 고르고는 “이 상을 제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바친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며 어머니 없이는 그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어서다”라고 말하며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영화는 그러나 단순히 여성 서사만을 기록하지 않았다. 

양자경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시아계 미국 여성을 연기했다. 

그는 코인세탁소를 운영하며 가족을 뒷바라지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 없어서 골머리를 썩는 인물 ‘에블린 콴 왕’ 역을 맡았다. 

영화는 멀티버스(다중우주) 형식으로 진행된다.

현재의 지구에선 세무조사에 시달리는 세탁소 주인인 에블린은 멀티버스의 다른 지구에선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성소수자(LGBTQ), 또는 중국 무술 쿵푸 고수, 또는 스타 여배우로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을 만난다. 수십 개의 세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가상의 또 다른 자신을 체험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영화제목 그대로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을 체험’한 다음 인생에는 정답이 없으며 오직 지금 현재 선택만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뿐 아니라 작품상 등 7관왕을 거머쥐었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오늘Who] 아시아계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양자경, "절대 포기 말라"
▲ 양자경 배우는 액션, 로맨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기 폭을 보여왔다. 사진은 영화 '와호장룡'에 등장한 양자경 배우의 모습. <와호장룡 스틸컷>
양자경은 40여 년 동안 배우의 길을 걸은 고참배우로 액션, 로맨스 등 장르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기를 보여왔다.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는 1990년대 홍콩을 주 무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사극형 무협물 등에 자주 출연했다. 4살 때부터 발레를 배워 한때 영국 왕립무용학교를 다녔던 터라 몸동작이 우아했던 덕분이었다. 

홍콩 액션배우 성룡과 ‘폴리스 스토리3‘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그는 2000년대에 미국 할리우드로 진출한다. 

2000년 이안 감독이 연출한 '와호장룡'에서 무술고수 '수련' 역을 맡은 그는 서구권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다. 

2006년엔 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에서 당대 최고의 게이샤 '마메하'를 기품 넘치는 모습으로 연기한다. 

두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휩쓸었지만 그에게는 수상의 행운이 돌아오지 않았다. 

제2의 전성기를 자신의 힘으로 연 양씨는 앞으로도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될 ‘아메리칸 본 차이니즈’, 넷플릭스 드라마 ‘썬 형제’, 영화 ‘베니스의 유령’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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