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 영업이익률을 전성기 시절과 맞먹는 16%대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 주력사업에서 꾸준히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한 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한 ‘실용주의’ 기조가 이어지며 조직 효율화와 사업재편을 지속한 변화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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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50조 원, 영업이익 8조1천억 원을 냈다고 7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 영업이익 8조4900억 원을 낸 데 이어 2년 만에 최고치다. 역대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2013년 2분기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2분기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16.2%로 연간 최대 실적을 낸 2013년의 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16.1%를 뛰어넘는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삼성전자가 2년 동안의 장기부진을 딛고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성장세에 오를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PC와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수요가 빠르게 둔화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사업 업황도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놀라운 성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을 통해 그동안 시장에서 이어졌던 실적둔화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며 “경쟁이 점점 심해지는 시장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해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이전보다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의 출하량이 줄었는데도 이런 실적을 낸 배경에는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이고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힘쓴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7 시리즈에 이전작과 같은 부품을 대거 채용하고 인건비가 낮은 해외공장의 비중을 높여 생산원가를 크게 절감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이런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TV와 생활가전에서도 중국업체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한 보급형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고가 제품의 마케팅과 제품개발에 주력한 덕분에 출하량이 줄어들었지만 이익률은 더 높아졌다.
LCD패널과 전자부품 등 TV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가격이 지난해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온 점과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유리한 환율흐름이 이어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도 삼성전자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미세공정기술에서 가장 앞서있어 업황악화에 타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실용주의 원칙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이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축소하는 사업재편을 이어온 점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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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전체 임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1227명에서 지난해 말 1108명으로 2년 사이 119명 줄었다. 올해 임원 승진자도 2009년 이후 최소 규모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이 부진한 LED사업부를 사업팀으로 격을 낮추고 콘텐츠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와 기업간거래(B2B)사업을 무선사업부에 통합하는 등 조직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설비를 매각해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중소형 올레드패널 등 새 성장동력에 역량을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향후 세계경제의 악화에 대비해 부진한 사업부를 추가로 정리하는 등 강도높은 조직개편으로 선제적 대응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부품사업 업황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우수한 수익방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성공한다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