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관료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호실적을 이끌며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연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은 과감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
금융권에 친정부 인사가 자리를 잡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다른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내년 1월에 직원 3천 명과 함께 대규모 신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단된 오프라인 신년 행사가 4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함 회장은 지분교환까지 추진한 SK그룹과 디지털 혁신 관련 구체적 공동 사업들을 내놓기 시작하는 등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 하나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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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1월 대규모 신년 행사에서 임직원 3천여 명과 그룹의 비전과 경영계획 등을 공유한다.
행사의 목적은 그룹의 주요 경영 어젠다와 신년 경영 메시지를 공유하고 새 출발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신년 행사가 재개되는 것은 2019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그동안 오프라인 신년 행사를 따로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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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과 디지털 혁신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내년 임기 두 번째 해에는 이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11월4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가진 기후위기 대응 간담회에서 ESG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 밝히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2년 상장사 ESG 평가등급'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 환경(E), 사회(S) 평가부문에서는 A+ 등급 받았지만 지배구조부문(G)은 A등급을 받아 앞으로 지배구조부문의 성과에 더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는 11월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중간 지주회사인 SK스퀘어와 ICT 및 금융산업 혁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7월에 SK텔레콤 등과 4천억 원대 지분을 교환했고 이번에 공동추진 3대 핵심영역까지 발표해 앞으로 SK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구체적 형태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했는데 올해 안으로 50만 좌 모두 완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네이버가 가진 플랫폼 역량을 아직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은행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전략과 함께 네이버와 적극 협업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 하나생명은 내년에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 시기와 상품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하나생명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긍정적 평가를 내고 있다.
◆ NH농협금융그룹
-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이석준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이 나왔으나 정부와 교감을 위해 관료출신이 회장에 오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석준 이사장은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올해 4월부터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온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고 윤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캠프에 영입한 첫 번째 인사라는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11월14일부터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했고 차기 회장에 대한 윤곽은 12월 중순 무렵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관료출신인 이 이사장이 회장으로 영입되면 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 사장들의 인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교체 가능성에 따라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권 행장은 농협은행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에서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권 행장이 이대훈 전 행장에 이어 농협은행 역사상 두 번째로 연임에 성공하는 행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연임여부가 불투명해졌다.
-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농협은행장과 마찬가지로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의 교체 가능성에 따라 인사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에서는 계열사 사장이 임기 2년을 채우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인사관행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농협생명 역사상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나동민 전 사장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1년씩 연임해 3번 임기를 지낸 것이 유일하다.
◆ 우리금융그룹
- 12월에 열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자회사 대표 등 임원 인사의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이며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펀드 사태 등에 관한 것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파생결합상품(DLF)에 이어 라임펀드에서도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징계를 받아 연임과 관련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진에 거취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외이사들도 손 회장이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에 윤석열 정부와 교감이 있는 관료출신 외부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며 다른 금융지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노총 등은 손 회장을 지지하면서 만약 정부의 관치인사 시도가 나타나면 단호하게 투쟁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상고심 선고기일이 15일로 잡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좋은 실적을 거둬 연임이 예상됐지만 손 회장의 거취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김 사장은 연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김정기 사장은 2020년에 당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등과 함께 우리은행장 후보 7명에 포함될 정도로 내부에서 인정받고 있다.
-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도 우리카드와 함께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연임에 성공해 3번째 임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는 연말 인사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득 사장은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2018년에 부행장보로 승진했고 2020년에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보통 부행장급 이상에서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를 뽑았지만 처음으로 부행장보에서 선임됐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해 올해 연말 임기가 종료된다.
-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1월2일로 임기가 끝난다. 연임여부는 다른 계열사 사장과 마찬가지로 손 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경훈 사장은 손 회장이 우리은행 전략기획팀장에 있을 때 전략기획팀 차장으로 일하며 오랜기간 연을 맺어왔다.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