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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모비스 좋다는데 주식 언제 살까, 타이밍 잴 3가지 관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10-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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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현대모비스는 사업구조와 앞으로 전망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며 주주들은 불만을 나타낸다.

왜 그런 걸까?

현대모비스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여러 요인 가운데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굵직한 3가지 큰 줄기를 살펴보려고 한다. 첫째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성, 둘째 수익성, 셋째 지배구조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산업에서 역할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들을 현대모비스가 설계해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분야를 보면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플랫폼 E-GMP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 플랫폼의 핵심 모듈을 현대모비스가 생산한다. 앞으로 이런 플랫폼을 그룹 외 고객사들에게도 공급할 수도 있는 만큼 사업 확대 전망이 밝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더 큰 기회가 올 수 있다. 화석연료가 친환경 연료로 대체되는 시점이 되면 수소연료전지가 자동차는 물론 미래항공모빌리티나 미래형 선박 등 모빌리티 전분야에 걸쳐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

현대모비스의 수송용 수소연료전지는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재 자동차산업은 대체로 완성차기업이 ‘갑’, 부품사들이 ‘을’인 구조다. 그래서 부품사들이 계약조건 등에서 불리할 때가 많다.

그런데 미래 모빌리티산업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나 기아 같은 완성차 기업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설 수도 있다. 그동안 그룹 내 부품 공급사로서 현대차나 기아의 사업에 종속적 위치였던 데서 완전히 신분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근래 있었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다. 차량용 반도체가 일종의 부품인 셈인데 완성차업체들이 부품 부족으로 엄청난 곤란을 겪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로 넘어갈수록 핵심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의존도는 더 커질 가능성이 많다.

전기차만 하더라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과 핵심 부품을 다루고 있는 게 더 핵심 경쟁력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모비스는 장기투자 대상으로 적합한 기업이다. 확실한 우량주에 저축하듯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좋아지겠지”란 생각으로 접근하다가는 자칫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주가가 1만 배가 오른들 그 시점이 100년 이후라면 의미가 크지 않다.

그래서 미래 전망 못지않게 실적 가시성도 중요하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좋아 보인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이익률이 4%대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왜 수익성이 낮을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공급난을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운송비 부담이 늘고 원재료 비용이 인상된 데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비용 상승뿐 아니라 완성차 생산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이런 문제들은 일시적 성격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될 여지가 많다. 자연히 수익성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산업의 구조적 특징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모비스의 수익성은 최근 갑자기 낮아진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온 문제다. 2012년부터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이나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다.

일은 전보다 더 열심히 많이 해서 돈도 많이 벌어놨는데 비용 빼고 손에 남은 돈은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최근의 공급난과 같은 원인만으로 낮은 수익성의 이유를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낮은 수익성 문제는 비단 현대모비스만의 일은 아니다. 대부분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부품사가 완성차업체에 종속된 산업구조에서 부품사들의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다.

이 지점에서 논의가 다시 미래 모빌리티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전통적 자동차산업 구조에서는 부품사가 완성차업체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데 이 종속관계를 역전할 수 있는 계기가 바로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라면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서의 성과를 확인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라도 성과가 확인돼야 구조적 수익성 개선 기대를 해 볼 수 있고 주식투자 대상으로서 매력도 올라갈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대해 볼 수 있는 게 전동화 플랫폼 매출일 것으로 보인다.

전동화 플랫폼 매출은 영업이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련 매출이 늘어날수록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비중도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려면 전동화 부문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실적 가시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현대모비스의 독특한 위치란 분석도 나온다. 그룹의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대모비스 주가 부진도 계속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으로의 경영승계는 마무리됐지만 지배구조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확고하다 할 수 없고 현재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순환출자로 지탱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으로서는 지배력을 공고히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음으로써 경영승계를 완성해야 한다. 이 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어야 할 회사가 현대모비스다. 그런데 정 회장이 쥔 현대모비스 지분은 아직 적다.

오너의 이해관계만 놓고 보면 현대모비스 지분가치가 낮게 유지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는 셈이다.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이 총수였던 시절 현대모비스는 오히려 현대차의 알짜 사업을 넘겨받으며 급성장하기도 했다.

당시도 현대모비스가 그룹 지배구조의 점점이었던 것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지금과 다른 점은 오너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많이 확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초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의 지배력을 쥔 상태에서 작은 아버지인 정세영 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넘겨받았고 처음부터 현대정공을 정점으로 그룹 지배력을 키웠다. 현대모비스 지분이 미미한 정의선 회장과는 달리 처음부터 현대모비스를 더 키울 유인이 있었다.

오너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업의 이익이나 주가 흐름이 좌우된다고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친 억측일 수도 있지만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로서는 그냥 넘겨서도 안 된다.

지배구조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이 가장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들에게 불리한 물적분할이나 합병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 순간에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현대모비스 주식의 안전한 매수 시점은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거나 적어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는 단계부터라 할 수 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에 충분한 지배력을 보증할 만한 지분을 어떤 형태로든지 확보한 상태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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