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고객 대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사진은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고속주회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모습. <현대차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아시아 최대 규모, 최고의 주행 코스를 보유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방문객들에게 새롭고 혁신적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일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개관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이 자신감을 보였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16일 고객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체험 센터는 126만m2(약 38만 평)의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안에 건립됐다.
주행시험장에 지상 2층 1만223m2(약 3092평) 규모의 고객 전용 건물이 더해져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과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시설을 갖췄다.
이날 문을 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어 한국 자동차 문화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까? 충남 태안의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체험 센터에 먼저 가봤다.
▲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카페 바이 해비치'에서 바라본 오프로드 코스. <비즈니스포스트> |
◆ 새로운 운전 경험으로 가득 채운 체험 코스, 시속 250km의 스릴에 사고 예방 운전도
태안에서 15일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체험 센터는 다목적 주행 코스, 제동 코스, 마른 노면 서킷, 고속주회로, 젖은 노면 서킷, 킥 플레이트 코스, 젖은 원선회 코스, 오프로드 코스 등 8개 코스로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이 가운데 5개 코스에서 코스별로 차량을 타보는 직접 체험과 택시 주행(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탑승)을 하는 방식으로 4시간 가량 진행됐다. 각각의 체험 프로그램은 일상 운전에서 겪어보기 힘든 다양한 운전 경험을 선사했다.
고속주회로와 마른 노면 서킷에서의 체험 프로그램은 유원지의 놀이기구 못지 않은 스릴과 재미를 담고 있었다.
고속주회로는 체험 센터의 전체 트랙을 감싸고 있는 타원형의 코스로 전체 길이 4.6km에 달한다. 기아 스팅어를 타고 앞서가는 전문 드라이버의 차량을 따라 무전의 지시에 맞춰 트랙에 들어섰다. 직접 체험은 시속 180km에 이를때까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팅어의 가속 성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고속주회로의 백미는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택시 주행이었다.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인스트럭터(강사)가 헬맷을 전해줄 때 불쾌하지 않은 짙은 긴장감과 주행에 대한 기대도 함께 몰려왔다. 너무 힘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알려달라는 안내 멘트는 심박수를 한층 더 키워줬다.
▲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고속주회로 4차로를 달리는 제네시스 G70. <현대차그룹> |
실제 택시 체험은 기대보다 더 놀라웠다. 출발과 동시에 시속 170km로 경사진 4차로(가장 바깥 차선)에 진입해 곧 시속 250km의 초고속 주행에 들어갔다.
시속 200km를 넘어서면서는 몸이 뒤로 밀리는 수준을 넘어 차 안의 중력이 곱절로 커진 듯 얼굴 살이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F1(포뮬러원) 서킷의 평균속도가 시속 250km 수준으로 전해진다.
인스트럭터는 "지금 달리는 4차로는 38.87도 기울어져 있어 초고속 주행에서 원심력을 안쪽으로 잡아준다"며 "일반 고객이 오벌트랙의 4차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도 찾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오벌트랙은 안쪽이 낮고 바깥쪽이 높은 기울어진 타원형 모양의 경주장을 말한다.
마른노면 서킷 택시 체험에서는 게임에서나 보던 전문 드라이버의 화려한 운전기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을 현대차 고성능 모델 아반떼N으로 바꿔타고 들어선 마른노면 서킷에서는 3.4km 길이의 코스에 16개의 급커브 구간이 펼쳐진다. 운전대를 잡은 인스트럭터는 190km의 속도로 커브길을 헤치며 드리프트 기술을 선보였다.
오프로드 코스와 젖은노면 서킷, 제동코스에서는 긴급 상황에서 대처하는 운전기술들을 처음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코스는 제네시스 GV80의 조수석에 앉아 택시주행으로만 진행됐다. 이날 시작한 실제 프로그램에서는 11가지 장애물 구간 가운데 9가지 코스를 고객이 직접 운전해볼 수 있다.
체험센터는 축구장 5.5배 크기인 국내 최대 규모 오프로드 코스 갖고 있다.
오프로드 코스의 언덕 장애물은 70%(35도)의 경사로 내려가는 진입구간에서 절벽처럼 도로가 전혀 보이지 않아 서라운드뷰 모니터를 보고 차를 움직여야 한다.
다만 보기에는 아찔한 경사이나 오히려 실제 주행에 들어가서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인스트럭터는 GV80의 경사로 밀림방지장치와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각각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숙련되지 않은 운전자의 안정적 주행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프로드 코스의 V자 경사로를 통과하는 제네시스 GV80. <현대차그룹> |
깊이 패인 V자 경사로에서는 조수석 아래와 왼쪽 뒷바퀴가 지면에서 뜬 상태에서 빠져나가는 주행을 실연했다. 스노모드를 발동하면 전자식 4륜이 뜬 바퀴에 전달되는 힘을 지면에 닿아있는 바퀴로 배분해 탈출을 도와준다고 한다. 진흙과 자갈, 모래사장 코스도 상황에 맞는 주행모드를 활용해 손쉽게 통과했다.
젖은 노면 서킷과 제동코스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이 제공됐다.
1.6km 구간 11개 커브로 구성된 젖은 노면 서킷은 비오는 도로와 같은 환경을 연출하고 있어 빗길에서 차를 통제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제동코스 프로그램은 짧은 구간에서 60km까지 급가속한 뒤 브레이크를 한 번에 끝까지 밟아 차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쉬워보였지만 뒤따르는 차가 있는 일반 도로에서의 운전이 몸에 익어 첫 시도에서는 브레이크를 힘껏 밟지 못했다. 두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는데 일상에서 닥칠 수 있는 긴급한 제동이 필요한 순간에 큰 도움이 될 듯 했다.
다목적 주행 코스에는 짐카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다. 짐카나는 평탄한 노면에 러버콘(삼각대) 등으로 코스를 만들어 가속과 감속, 코너링 등 드라이빙 기술을 활용해 주행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실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이 코스를 가장 먼저 만나 차량 이해도를 높이고 감각을 끌어올리게 된다고 한다. 코스를 통과하는 기록을 측정할 수 있어 스스로의 운전실력을 체크하고 참가자들과 겨뤄보는 재미도 더했다.
▲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고객 전용 건물. <현대차그룹> |
◆ 다양한 프로그램과 편의시설 갖추고 고객 발길 이끌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각각 레벨1부터 다섯 단계로 구성된 단계별 프로그램과 EV(전기차) 및 오프로드 특화 주행프로그램을 이날부터 시작한다. 이용요금은 단계별 프로그램은 9만 원부터(제네시스 12만 원), 특화 프로그램은 6만 원(제네시스 7만 원)부터 시작한다.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서킷 택시, 드리프트 택시, 레이스 택시, 하이 스피드 택시, 오프로드 택시 등 5가지 택시 프로그램은 면허가 없어도 만 12세 이상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2~4만 원으로 프로그램별로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과 전시관람, 드라이빙 동승 체험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한다.
고객 전용 건물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와 체험에 앞서 교육을 진행하는 강의실, 차량 전시공간, 게임으로 서킷을 달려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 체험 공간, 카페, 브랜드숍 등이 마련돼 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강의실은 레이싱 경기 대기실을 모티브로 인테리어를 꾸며 실제 경기에 참가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체험코스 출발점과 연결돼 있어 강의를 마치고 셔터가 열리면 바로 차를 탈 수 있다. 체험 센터는 매주 금~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허원석 기자
▲ 체험코스 출발점과 연결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의실.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