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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 사태'로 사이버보안 1위 SK쉴더스 주목, 박진효 사업 확대 기회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9-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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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쉴더스가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진 '알약 랜섬웨어 사태'에 사이버보안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가 성장성 높은 사이버보안사업의 비중을 높이면 향후 상장을 재추진할 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약 사태'로 사이버보안 1위 SK쉴더스 주목, 박진효 사업 확대 기회
▲ SK쉴더스가 성장성 높은 사이버보안사업을 확대해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낼 것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가 2022년 4월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SK쉴더스 >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알약 랜섬웨어 사태로 최근 사이버보안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1위 사이버보안사업 역량을 보유한 SK쉴더스를 향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무료로 사용하던 백신 프로그램에서 전국적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계기로 안전하고 고도화된 보안서비스를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이용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약 랜섬웨어 사태란 무료 백신프로그램 알약이 윈도우(OS)에 설치된 기본 파일을 악성프로그램인 랜섬웨어로 착각해 전국에 있는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든 사고를 말한다. 

랜섬웨어란 컴퓨터 내 중요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 이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데 쓰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알약은 랜섬웨어 탐지기능을 업데이트했는데 오작동이 일어나 8월30일 일부 이용자들이 중요한 자료와 프로그램을 날리는 등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졌다. 알약 이용자가 1600만 명이라는 점에서 피해자 숫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자들은 알약을 개발한 이스트시큐리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국내외 주요 기업들조차도 랜섬웨어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말 미국내 자사 시스템이 해킹당해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앞서 3월에도 삼성전자는 남미의 랜섬웨어 해킹조직 ‘랩서스’로부터 서버를 해킹당해 스마트폰과 관련한 소스코드가 포함된 데이터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도 올해 3월 랩서스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고 직원 개인정보 일부가 유출되기도 했다. 

글로벌 사이버보안기업 아크로니스에 따르면 2023년 랜섬웨어로 인한 글로벌 피해액은 300억 달러(4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쉴더스는 2021년 3월 물리보안기업 ADT캡스와 사이버보안기업 인포섹이 통합해 출범했다. 합병 당시에도 인포섹은 국내 1위 사이버보안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흡수한 SK쉴더스의 사이버보안 역량은 현재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 관제센터 시큐디움센터를 구축해 뒀고 국내 최대 규모인 약 110명의 화이트해커진(보안 취약점을 연구해 해킹을 방어하는 사이버보안 전문가)으로 구성된 조직인 이큐스트(EQST)를 운영하고 있다.

시큐디움센터는 빅데이터처리기술을 기반으로 연간 약 8조 건, 하루 79억 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처리하고 있다.

SK쉴더스는 올해 6월 2022년 상반기에 나타난 주요 사이버보안 위협사례와 향후 전망을 공유하는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최근 돈만 있으면 랜섬웨어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형 랜섬웨어(RaaS)가 대중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랜섬웨어를 비롯해 올해 1분기 사이버범죄 침해사고 건수와 피해 규모가 1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 23%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랜섬웨어 복구업체 코브웨어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기업의 72%가 직원수가 1천 명 이하인 중소중견기업으로 파악된다.

이에 SK쉴더스는 올해 7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구독형 사이버보안 서비스 ‘사이버가드’를 출시해 비용상의 문제로 사이버보안망을 구축하기 쉽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의 사이버보안 수요 공략에 나섰다.

SK쉴더스에서 상반기 기준 사이버보안사업의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사업을 포함한 다른 신사업의 비중을 높여 기존 주력사업인 물리보안사업 매출을 넘어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올해 4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버보안 등 3대 성장사업을 확대해 2025년까지 이들 사업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쉴더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을 살펴보면 물리보안사업 매출 비중은 57%다. 뒤를 이어 사이버보안사업(20%),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융합보안사업(17%), 안전/케어사업(6%)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이버보안사업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SK쉴더스가 사이버보안 사업을 키운다면 향후 코스피 상장을 재추진할 때 시장으로부터 이전과는 달라진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보안시장 규모는 2020년 1500억 달러(180조 원)에서 2028년 3600억 달러(440조 원)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애초 올해 5월 SK쉴더스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절차를 진행했으나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 

이를 놓고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물리보안사업 매출 비중이 큰 SK쉴더스가 원하는 기업가치가 국내 1위 물리보안기업인 에스원보다 높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해 상장을 철회했다는 시선이 나왔다.

SK쉴더스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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