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비핵심 생산업무의 분사를 통해 생산능력의 몸집줄이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12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9일 정규직 노동자 994명을 분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 분사 통해 생산능력 줄이기 본격화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보전, 동력, 장비, 시설공사 등 설비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전원이 분사대상에 포함됐다. 분사대상 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조합원은 739명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직원 고령화와 고임금 구조 때문에 설비지원 업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설비지원 자회사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은 9~10일 분사대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개인별 동의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직원이 되면 현대중공업과 노조의 단체협상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들의 임금과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정규직 직원이 하던 일부 업무의 외주화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조선사업부에서 제작하던 곡블록 물량 일부를 지난달부터 하청업체에서 맡겨 생산하고 있다.

하청업체에 외주를 줄 경우 자체 생산보다 인건비를 20%가량 줄일 수 있고 업무량에 따라 인력을 수시로 조정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노조와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단체협약에는 회사가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할(분사), 양도, 합병하고자 할 때는 40일 전에 조합에 통보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자회사로 가는 조합원들이 하청업체 직원으로 전락하면 임금과 복지 수준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분사와 관련된 회사 측과의 면담을 거부하라는 조합원 행동지침을 내렸고 15일 울산 본사에서 분사와 외주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